11% 수익률은 최대치…객실 가동률 등 변수 고려해야
[뉴스핌=한태희 기자]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제주도에서 분양형 호텔이 성행하고 있다. 호텔사업을 하는 시행사는 수익률 11%를 내걸고 서울 강남·서초구 일대서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시행사가 제시하는 높은 수익률은 분양대금의 50%를 대출받을 때나 가능한 수치여서 투자자의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개발 또는 신탁사업을 하는 회사(이하 시행사)들이 서울 강남·서초구 일대에 견본주택을 열고 제주도에 짓는 호텔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회사가 공급하는 호텔은 일명 '분양형 호텔'이라고 불린다. 분양형 호텔은 시행사가 개인 투자자를 모아 객실을 지어 분양하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올 상반기에만 제주도 10곳에서 약 3000실이 분양될 예정이다. 지난해는 6곳에서 1443실 분양됐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선릉역 4번 출구 근처에서 호텔을 분양중인 시행사는 연 11% 확정 수익률을 내걸었다.
직원이 설명한 연 11% 수익률 계산법은 이렇다. 객실 공급 44㎡(14평)의 분양가는 1억3000만~1억7000만원. 편의상 1억5000만원이라면 7500만원(분양가의 50%)까지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 받을 수 있다. 계약자 명의로 7500만원을 대출 받으면 이자는 시행사가 내준다는 설명이다. 투자금 7500만원으로 객실을 분양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시행사가 예상한 임대수익은 월 100만원으로 연 1200만원이다. 여기서 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연 375만원이 빠진다. 즉, 7500만원을 투자해 객실을 분양 받으면 1년 동안 825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연 평균 수익률은 11%에 달한다.
[사진=뉴시스] 서울에 있는 제주도 분양형 호텔 견본주택 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
하지만 이 수치는 50% 대출을 받고 객실 가동률이 80~90%에 달했을 때나 가능한 수익률이다. 취득세를 포함한 세금도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예컨대 대출을 하나도 안 받고 1억5000만원을 투자해 연 825만원을 번다면 수익률은 연 5.5%로 떨어진다. 여기에다 취득세와 등록세를 포함한 세금을 제하면 수익률 5% 장담도 어렵다.
중도금 대출도 남아있다. 시행사가 이자를 대신 내주지만 대출 원금은 계약자가 갚아야 한다. 시행사 관계자는 "객실 임대수익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대로 해도 7500만원을 갚으려면 연 825만원 임대수익으로는 꼬박 9년을 갚아야 한다.
객실 가동률도 변수다. 시행사 수익률 추정치는 객실 가동률 80~90%을 가정한다. 관광객이 늘면 가동률은 100%에 이를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시행사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늘고 호텔 이용자가 많으면 객실 가동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용자가 많으면 숙박비도 오르기 때문에 수익률은 11%가 넘을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객실 가동률이 떨어질 경우에 대한 답변은 없다. 공급 증가로 객실 가동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질문하자 "그럴 일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재차 묻자 시행사가 '1년' 동안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증서를 내밀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