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용어 배제한 쉽고 간결한 말하기, 은유와 유머 활용
[뉴스핌=김동호 기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가 이번 주말로 다가왔다. 버핏 회장이 올해는 어떤 연설을 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졸고 있는 주주들로 가득한 주총장에서 모든 경영자들이 인상적인 연설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버핏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버핏의 연설이 힘을 갖게 되는 이유는 그의 성공한 투자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고 28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당신이 이해하지 못한 사업에 대해 절대로 투자하지 말라"는 그의 유명한 격언처럼 버핏은 쉽고 간결하게 이야기한다. 이는 많은 투자전문가들이 복잡한 투자기법과 전문용어들을 사용해 말하는 것과 확실히 다른 점이다.
과도한 전문용어의 사용은 이야기를 듣는 이는 물론이고 자신조차 혼란스럽게 만든다. 또한 우리는 종종 수사학을 보는 것과 같은 과장된 수식어구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엔 쉽고 허물없는 이야기가 더 효과적이다.
이런 점에서 버핏의 꾸밈없는 말하기는 청중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간다. 또한 버핏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만일 누군가가 전문용어를 사용해 말해야 한다면 이는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다. 청중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면, 먼저 자신 스스로를 이해시켜야 한다.
버핏이 말하는 방식 중 또다른 특징은 바로 은유와 유머다. 버핏은 1998년 플로리다대학 MBA 학생들을 위한 축사를 마친 후 질의응답 시간에 앞서 마이크를 살짝 두드리며 쾌활하게 말했다.
"나는 여러분들이 진심으로 궁금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직구를 던져주길 원한다. (하지만) 조금 느린 볼을 던져준다면 좀 더 기쁠 것 같다."
버핏은 학생들에게 '직구'라는 은유를 사용해 솔직한 질문을 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도 '조금 느린 볼을 던져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자칫 위축될 수도 있는 질의응답 시간에 은유와 유머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명인 버핏, 얼마전 그와 한끼의 점심을 함께 하기 위한 자선경매에 한 펀드매니저가 300만~500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버핏과 점심을 함께 하지 않아도 버핏의 연설에 매료될 것이 분명하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