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50억유로 규모 자산 매입으로 18개월 후 인플레 0.8%p 올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아지는 가운데 유럽의 싱크탱크 브뤼겔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얼개를 공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행했던 양적완화(QE)와 달리 국채 매입을 지양하는 한편 기관채나 회사채,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6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브뤼겔은 구체적인 매입 대상 자산과 규모를 포함한 유럽식 QE의 얼개를 제시했다.
ECB는 미국이나 일본식 대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동통화존의 붕괴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18개 회원국의 채권시장 상황이 서로 다른 만큼 미국식 QE는 간단한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 브뤼겔은 1%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인플레이션이 유로존 경제에 커다란 리스크라고 지적하고, 주변국의 민간 및 공공 부채와 맞물려 실물 경기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ECB의 목표치인 2.0%를 밑도는 것은 물론이고 수개월에 걸쳐 1.0%에도 못 미쳤다.
브뤼겔은 우회적인 방법을 취할 때 ECB가 우려하는 문제를 초래하지 않고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뤼겔은 ECB에 월 350억유로 규모로 유로안정화기구(ESM)나 유럽투자은행(EIB)을 포함한 기관채나 회사채, ABS 등을 매입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개별 회원국의 국채 매입은 지양해야 한다고 브뤼겔은 주장했다. 이 경우 법적, 정책적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유로존 단일 국채가 존재하지 않는 만큼 이와 같은 의미를 지닌 기관채가 대안이라고 브뤼겔은 주장했다.
한편 ECB가 매입할 수 있는 회사채의 시장 규모는 9000억달러로 추정된다. 또 ABS의 경우 3300억달러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브뤼겔은 유로존 GDP의 4%에 해당하는 4000억유로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18개월 사이 인플레이션을 0.8%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