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아지는 가운데 유럽의 싱크탱크 브뤼겔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얼개를 공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행했던 양적완화(QE)와 달리 국채 매입을 지양하는 한편 기관채나 회사채,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6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브뤼겔은 구체적인 매입 대상 자산과 규모를 포함한 유럽식 QE의 얼개를 제시했다.
ECB는 미국이나 일본식 대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동통화존의 붕괴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18개 회원국의 채권시장 상황이 서로 다른 만큼 미국식 QE는 간단한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 브뤼겔은 1%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인플레이션이 유로존 경제에 커다란 리스크라고 지적하고, 주변국의 민간 및 공공 부채와 맞물려 실물 경기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ECB의 목표치인 2.0%를 밑도는 것은 물론이고 수개월에 걸쳐 1.0%에도 못 미쳤다.
브뤼겔은 우회적인 방법을 취할 때 ECB가 우려하는 문제를 초래하지 않고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뤼겔은 ECB에 월 350억유로 규모로 유로안정화기구(ESM)나 유럽투자은행(EIB)을 포함한 기관채나 회사채, ABS 등을 매입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개별 회원국의 국채 매입은 지양해야 한다고 브뤼겔은 주장했다. 이 경우 법적, 정책적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유로존 단일 국채가 존재하지 않는 만큼 이와 같은 의미를 지닌 기관채가 대안이라고 브뤼겔은 주장했다.
한편 ECB가 매입할 수 있는 회사채의 시장 규모는 9000억달러로 추정된다. 또 ABS의 경우 3300억달러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브뤼겔은 유로존 GDP의 4%에 해당하는 4000억유로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18개월 사이 인플레이션을 0.8%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