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20일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변경을 두고 이사회와 상임감사 및 행장과의 갈등과 관련, "지주와 은행의 대립 구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날 실무진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민은행, 카드 전산시스템 수주과정에서 생긴 의견 불일치"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전했다.
이는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변경을 두고 은행 내부의 갈등이 은행과 지주의 갈등, 나가 이건호 행장과 임 회장 자신과의 갈등설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은행의 전산시스템을 교체하는 내용의 이사회 결정에 대해 법원에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KB 내부 갈등은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일 "전산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이사회 의결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산 시스템을 교체하는 작업을 벌여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통해 기존 IBM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정 감사는 내부 감사 결과,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시스템으로 바꾸기로 이사회가 결정하는 데 사용한 근거 자료에 시스템 도입비용 등과 관련한 중요한 사항이 누락되는 등의 문제를 발견했다.
문제는 지난 16일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정 감사의 문제제기가 묵살되고 감사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이다. 감사위는 상임감사와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 3명이 감사 중단을 결정한 셈이다.
이 행장은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 은행장 권한으로 상임감사의 지적 사항을 담은 감사 의견서를 이사회 안건으로 부의했지만, 이날 이사회에도 이것이 또 거절됐다.
이에 정 감사는 이 행장과 협의에 금감원에 이 같은 사태를 보고했고, 같은날 금감원은 검사역 7명을 파견해 특별검사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은행의 자체 감사 결과 전산업체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게 요지"라며 "현재 일방의 주장인지 사실인지 구체적인 사항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내달 사상 처음으로 개별 은행인 국민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정밀 진단에 나선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