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대선에 '무반응'…우크라 통합 쉽지 않을 듯
[뉴스핌=권지언 기자]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압승이 확실시되고 있는 친서방 재벌 정치인 페트로 포로셴코가 우크라 사태 해결에 나설 수 있을지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후보[출처:위키피디아] |
출마 선언때부터 친서방 노선을 천명한 포로셴코는 지난해 말부터 불붙은 야권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재력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개혁을 적극 지지해 표심을 얻었다는 관측이다.
포로셴코의 압승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우크라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두 곳에서 선거 방해로 투표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가 통합을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을 뗀 것"이라며 투표 결과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FT는 포로셴코가 러시아와의 대치 국면을 돌파하고 우크라이나 통합이라는 목표를 무난히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이번 대선 결과에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러시아가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가 출신인 포로셴코가 신흥재벌 등과의 유대관계를 의식해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위기를 돌파하기보다는 현상유지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초콜릿 왕' 포로셴코는 누구?
키예프 국립대학에서 국제관계 국제법을 전공한 포로셴코는 졸업 직후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열매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90년 제과회사 '로셴'을 설립해 동유럽 최대 초콜릿 회사로 키워내면서 포로셴코는 '초콜릿 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사업 영역을 자동차 생산, 조선, 미디어 등으로까지 확장시킨 포로셴코는 현재 개인재산 13억달러로 올해 포브스 선정 우크라이나 갑부 7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기업인인 포로셴코가 정계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8년으로 당시에는 레오니트 쿠치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회민주당 소속이었다.
이후 개혁 성향의 빅토르 유셴코와 손잡고 2004년에는 오렌지 혁명의 자금줄 역할을 했으며, 2009년 말부터 2010년 초까지는 외무장관을 지냈다.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2010년 초 유셴코 대통령의 정적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집권하자 외무장관직에서 해임됐으나 2년 뒤 야누코비치는 포로셴코를 경제개발 및 통상 장관으로 발탁했다.
이처럼 중립적 정치성향을 보인 포로셴코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관세동맹 가입을 압박하며 로셴 초콜릿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 것을 계기로 친서방 쪽으로 기운다.
다만 FT는 포로셴코가 친서방 노선과 더불어 사업관계 등으로 엮여 있는 러시아와의 균형을 잘 잡을 실용주의자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중재 역할을 잘 소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고 전했다.
포로셴코는 키예프에서 투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에 승리하면 어디를 가장 먼저 방문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가 속한) 동부 돈바스를 찾겠다"라고 답해 분리주의 움직임이 거센 동부 지역을 포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