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3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3D프린터 시장이 국내에서도 물꼬를 트고 있다. 이제 커가는 시장인만큼 코스닥업체들은 '우리들의 먹거리'라며 출사표를 속속 내던졌다.
3D프린팅은 컴퓨터내에서 작업된 3차원의 CAD 모델링 데이터를 경화성수지, 금속분말 등을 이용, 한층한층 적층해 물리적 형체로 제작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프린터가 입력된 사진이나 문서에 잉크를 분사한다면, 3D 프린터는 한 층씩 인쇄하며 적층하는 방식을 해 나간다.
3D프린터가 '혁명'으로 불리는 데는 여기에 있다. 원하는 모양, 원하는 재질로 프린터를 해낸다면 개인 맞춤형 제작, 혹은 1인 제조업 시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3D프린팅 시장 규모는 올해 38억달러를 거쳐 2018년까지 162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흐름대로라면 연평균 성장률은 45.7%에 달한다. 관련 서비스 및 재료시장 또한 2018년엔 108억달러까지 늘어난다는 판단이다.
이에 국내 코스닥업체도 3D프린터 시장에 침투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TPC는 3D프린터 개발업체인 애니웍스의 지분 50%를 획득해 시장에 손을 내밀었다. 애니웍스와 공동개발한 '파인봇'은 지난 5월부터 판매를 시작, 한달동안 100대 내외의 성과를 올렸다. 이용우 TPC 상무는 "기업고객이 아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넓혀갈 계획"이라며 "개별영업보다는 프로젝트 영업을 추진해 3D프린터가 필요한 병원, 학교 등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하이비젼시스템 또한 7월경 3D프린트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 박상엽 하이비젼시스템 이사는 "제품 출시가 늦어진 대신 기존제품보다 속도, 정교한 부분 등을 보강했다"며 "현재는 예약주문만 받고 있는 상태로 실질적인 매출은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3D프린터 시장에 진출한 곳도 있다. 3D프린터 제조업체인 '로킷'은 씨티엘이 지분 20%를 투자한 회사다. 지난 4월 로킷은 '준전문가용 및 전문가용 3D프린터, NEW 에디슨 시리즈를 출시한 바 있다.
이처럼 코스닥 업체들이 3D프린터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이제 막 커가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뛰어들기엔 부담이 크고 아직까지 제조기술이 다들 비슷하다는 것. 다시 말해 딱히 선발주자도, 후발주자도 없다는 소리다.
박상엽 이사는 "중소기업들이 많이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응용 산업이 많고, 아직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며 "대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든다면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를 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전문가들 위주로 판매전략을 짜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한동안 3D프린터가 화제가 되면서 3D프린터 관련주들이 우르르 몰렸었다. 최근 이 기세는 한풀 꺾인 상황.
김희성 한화투자증권 스몰캡 파트장은 "시장 개설 초기엔 3D프린터 투자를 한다는 것만으로 이슈가 돼 주가가 올랐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선진국을 중심으로 3D프린터 시장이 형성돼 모멘텀을 갖기가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동안 온갖 종목들이 3D프린터 관련주로 이름을 올렸는데, 지금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없어 옥석가리기가 힘들었다"며 "지금부터는 '매출 싸움'인만큼 성과가 나는 곳과 아닌 곳을 구분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싼 비용, 느린 속도 등은 국내 업체들이 선진국 업체들과 견주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예를들어 3D프린터로 접시를 출력한다고 하면 현재 상황은 값비싼 프린트가 있어야 하고 원재료, 긴 시간까지 필요하다"며 "성장성이 큰 시장이다보니 제작기간, 원재료 비용, 시간 절약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