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군 투입은 배제…유·무인기 활용 폭격 가능성 오픈
[뉴스핌=김동호 기자] 종파분쟁 양상을 띠며 내전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라크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미국이 제한적인 개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 계획이 없음을 밝힌 바 있지만, 이를 제외한 모든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미국은 특히 무인기(드론)를 활용한 공습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이란과의 비군사적 협력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라크 정부군이 바그다드로 향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거주 미국인과 대사관 보호 등을 위해 바그다드에 미군 병력 275명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지상군 파병 계획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으나, 이를 제외한 모듭 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지상군을 다시 이라크에 투입하지 않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은 매우 확고하다"고 말했다.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라크 북부를 장악한 데 이어 남쪽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협하는 등 이라크 사태가 내전 상황으로 치닫자 미국도 보다 적극적인 방안 검토에 나섰다.
제한적 개입이라는 방침을 세운 미국인 유·무인기 공습이나 비전투병 파병 등을 검토 중이다. 이란과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무인기 등을 동원한 공습 가능성에 대해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옵션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라크 지원책 논의에 정통한 복수의 미국 관리는 "현재 고려 중인 여러 군사 옵션 가운데 특수부대 파견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전투병이 아니며, 대사관에 소속돼 이라크군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훈련 자문 등의 일을 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주 이라크 내 군사작전에 대비해 니미츠급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함을 이라크 인근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켰으며, 해병 550명이 탑승한 상륙수송함 'USS 메사 버디함'도 페르시아만에 진입시켰다.
케리 장관은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해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라크의 통합과 주권을 존중할 준비가 돼 있다면 이란이 할 수 있는 건설적인 역할에 대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의 핵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이란과 이라크 사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란과의 군사 협력 가능성은 없는 상태다. 백악관 측은 이란과의 군사 협력 가능성을 일절 부인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이란 정권과의 어떤 대화에서도 군사 협력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