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세제보완 및 규제완화에도 관망세 확산..전셋값은 상승세 유지
[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의 주택임대소득세 보완 및 대출규제 완화 움직임에도 하반기 아파트 매맷값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2.26 부동산 임대차 선진화방안’(이하 2.26대책)이 발표된 이후 주택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어 기대심리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LTV(주택담보비율), DTI(부채상환비율) 기준 완화도 수요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반면 전셋값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주택값 약세에도 세입자들이 주택 매입을 꺼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이주에 나서면 전셋값 상승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신규 주택 분양시장은 올 상반기와 비슷하게 양극화 현상이 뚜렷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주택 투자심리가 악화돼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보다 현재 프리미엄(웃돈)이 붙는 지역으로 청약통장이 몰릴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아파트 매맷값 반등 힘들어..전셋값은 상승세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 5명은 하반기 아파트값이 모두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서초센터 PB팀장은 “2.26대책 이후 주택침체의 골이 깊어 LTV, DTI 등 금융규제가 완화돼도 하반기 매맷값은 보합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정부가 주택경기 부양책을 추진하면 7~8월 여름 비수기를 지나 가을 이후에나 회복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하반기 아파트 매맷값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정부가 강력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이러한 흐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택경기 흐름을 보면 규제를 완화하는 대책이 나와도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는 복원력이 높지 않다”며 “정부 대책이 혼선을 빚어 관망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에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셋값은 상승세 유지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추진으로 사업 속도가 빨라진 단지가 많아 하반기 이주 수요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로 눌러 앉는 세입자도 늘고 있어 하반기 전셋값은 상반기와 비슷한 2~3%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일 팀장은 “연내 관리처분 인가를 받고 이주를 계획하는 주민들이 수만 가구에 달해 전세시장 불안이 강남권 뿐 아니라 경기 남부지역까지 확산될 여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분양시장 양극화..강남 재건축, 위례, 혁신도시 유망
분양시장은 올 상반기와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시장이 불안정해 지역 개발이 빠르거나 웃돈이 형성되는 지역으로 청약자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 재건축이나 지방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등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지역이 하반기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교통, 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은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 외면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남수 팀장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위축돼 하반기에도 개발 호재가 많거나 웃돈이 붙은 지역으로 청약이 쏠리는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김포 및 하남 미사신도시 등은 최근 분양가가 높아져 하반기엔 미분양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팀장은 “강남 재건축과 위례신도시, 대구지역은 청약 대기자가 많아 상반기와 비슷하게 분양시장이 뜨거울 것”이라며 “기존 주택시장이 불안할수록 분양시장이 상대적으로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