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사진)가 지명 2주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사퇴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총리후보를 자진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날 문 후보자는 “그동안 많은 관심을 쏟아주신 것에 대해 마음 속 깊이 감사한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총리실 동료 직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의 근본을 개혁하겠다는 말씀에 공감했다”며 “통합과 화합으로 끌고가겠다는 말씀에 조그만 힘이지만 도와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자신의 “총리 지명 후 나라가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어갔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이 됐다”고 했다.
인사청문회를 열지 않은 국회에 대해선 비판을 쏟아냈다. 문 후보자는 “민주주의는 주권자인 국민의사와 법치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떠받쳐 지탱되는 것”이라며 “국민의 뜻만 강조하면 여론정치가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법을 만들고 법치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은 국회”라면서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를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이 흔들 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는다”고도 언급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문 후보자는 “발언 몇 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하면 그것은 문자적인 사실 보도일 뿐”이라며 “전체의 일을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보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신앙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문 후보자는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린다”며 “제가 평범했던 개인시절 저의 신앙에 따라 말씀드린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옥중서신’이라는 책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고난의 의미를 밝혔다”면서 “저는 그렇게 신앙고백을 하면 안되고 김대중 대통령은 괜찮은 것이냐”고 했다.
총리 지명 이후 가족이 받은 상처에 대해서도 말했다. 문 후보자는 “저를 친일과 반민족이라고 주장하시는데 대해 저와 제 가족은 너무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조부인 문남규 씨가 독립투사였다는 점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문남규 할아버지가 3·1운동때 만세를 부르시다가 돌아가셨다는 가족사를 아버님으로부터 듣고 자랐다”며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의 손자로서 보훈처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분의 경우와 똑같이 처리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