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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리 환율 시대에 대응하는 자산가별 달러 포트폴리오

기사입력 : 2014년07월08일 09:38

최종수정 : 2014년07월08일 09:41

"추가 하락, 반등 대비해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편집자주] 이 기사는 7월 7일 오후 3시 50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윤지혜 기자] 원/달러 환율이 6년래 저점을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환율 세자릿수가 도래한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더 떨어져 세자릿수까지 가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보고있다"며 3분기내 환율이 1000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 시사했다.

이에 금융투자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시기에 맞는 자산가들의 투자비법이 따로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환율의 추가 하락과 이후 환율이 반등할 시를 대비해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전했다. 환율이 단기적으로 세자릿수까지 떨어진 후 국내 펀더멘털 및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의 이유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중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ECOS>
◆ 5억 미만 자산가는 DLS상품, 10억 자산가는 달러예금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자자의 자산 규모에 따라 원화 강세에 대응하는 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억~5억원 규모의 투자자들은 환율 전망과 관련한 단기물 상품에 관심을 두는 반면, 세금에 민감한 5억~10억원 자산가들은 원화 강세를 '달러 자산'의 차원에서만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강남PB센터 박미경 부장은 "환율 연계한 DLS(파생결합증권)상품은 대부분 원금 보전은 하면서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맞춰 0%~최대 12%까지 금리를 설정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1년 후에 달러가 현재 대비 12% 이상 오르면 12%의 수익률을 얻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강세가 지속하다 보니 자산가들의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6월부터 환율 연계한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증권사에서도 환 변동성에 연계한 FX DLS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에 진입한다면 그 시점을 원화 강세의 최대로 보고 상품을 설계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1000원이 깨진 시점부터 환 변동성을 구조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명래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차장은 "증권사들은 환율의 움직임을 보고 해당 시점에 따라 수익률을 내보는데 1000원이 뚫린 시점이 환율 저점이라고 본다"며 "이때 시장의 전망과 투자자들의 수요에 따라 원화의 강세 혹은 약세에 베팅하는 단기 상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세자릿수 진입 시 저점으로 보고 적극 매수

한편 10억 이상의 자산가들은 ′환투자 목적′이 아닌 ′실수요 목적′의 달러 분할매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율이 연일 저점을 경신하자 전체 자산관리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달러 예금 비중을 확대했다.

기업은행 이영아 PB고객부 과장은 "자산규모가 5억원만 넘어서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때문에 세금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때문에 5억~10억원 자산가들은 오히려 투자상품보다는 꾸준히 달러를 매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외유학생 자녀를 두고 있거나 수출기업 CEO인 경우가 많아 혹시 환차손이 생기더라도 실제 달러 결제 자금으로 사용하면 된다"며 "슈퍼리치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것은 세금이기 때문에 환차익은 비과세인 점, 달러 안전 자산으로서의 운용 등을 이유로 달러 예금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VIP클럽 PB들은 자산가들에게 두 가지 방식으로 분할매수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첫째는 적립식펀드 처럼 기간을 정해놓고 분할매수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특정 레벨마다 자동 매입되도록 지정하는 것이다. 환율이 1010원 이하로 내려가면 5000달러를 매입하고, 1000원 이하로 내려가면 1만달러를 매입하는 식이다.

두 번째는 환율이 급락한 날 PB를 통해 연락을 받아 달러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5000만원을 달러매수에 투자하기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한 다음, 환율이 많이 빠진 시점에 시중은행의 PB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연락받아 정해놓은 금액 내에서 달러를 사들인다.

이런 방식은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에 진입한 날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거액자산가들은 1000원을 밑도는 시점을 기다리며 달러로 바꿀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기업은행 이 과장은 "주식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환율이라 어느 시점에 달러를 매입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것은 무척 조심스럽다"며 "다만 1000원이 깨지면 그때는 적극적으로 환전하셔도 된다고 고객들께 안내하고 있고, 고객들도 그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고 PB센터의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율에 대한 일방적인 전망으로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달러화가 저평가 돼 있어 앞으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여지는 충분하다는 데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만, 특정 대외 경제적인 요건뿐 아니라 당국의 정책에도 취약해 환율을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용완 현대증권 FICC((Fixed Income, Currency, Commodity)부 연구원은 "환율에 대한 전망은 지금도 양쪽으로 갈리기 때문에 아직은 원/달러 상품이나 환율에 베팅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다만 다음 달 쯤이면 환율에 대해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므로 원화 강세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 전망에 맞게 3개월 혹은 6개월물 상품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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