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건설사 실적에 긍정영향 미미"…반대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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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준영 기자] 최근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내수시장 중심의 건설주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소위 '최경환발' 기대감인데, 시장 예상대로 주택 대출규제 완화 정책이 실시되면 내수물량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들 업체의 수혜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주택보급율이 높고 주택가격이 더 이상 오르기 힘든 상황에서 관련정책이 시행되더라도 부동산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는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결국 실적상승에 따른 주가모멘텀이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최경환 부총리는 취임날인 지난 16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러한 의견을 부총리 취임하기 전인 4월부터 이어왔다.
이에 최 부총리가 내정된 지난달 13일 이후 건설주들은 고공행진을 해왔다. 증권가에선 최 부총리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종목별로는 부동산 주택 대출규제 완화 정책이 실시되면 내수 건설 비중이 높은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상대적으로 수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건설사중 주택공급 물량이 가장 많고,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건설 사업만 해오고 있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건설사중에서 주택공급 물량이 가장 많은 대우건설과 내수 건설 사업만 하는 현대산업개발이 최경환 부총리의 정책 수혜를 다른 건설사보다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각 건설사와 메리츠종금증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주택공급 물량은 대우건설이 1만9500세대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GS건설이 1만2451세대, 대림산업이 1만1549세대, 현대산업이 1만1000세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은 8638세대, 삼성물산은 8542세대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도 "최경환 부총리의 주택대출 규제 완화 정책은 내수 부양에 집중됐기 때문에 주택 공급 물량이 많은 대우건설과 국내 건설 사업만 하는 현대산업개발이 수혜를 더 많이 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최 부총리가 내정된 지난달 13일과 현재의 주가를 보면 대우건설이 29.87%로 가장 많이 올랐다. 뒤를 이어 현대산업개발이 19.66%, 현대건설 17.23%, GS건설 16.66%, 대림산업 6.78%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왼쪽), 현대산업개발 최근 2달 주가 추이 |
이와는 달리 관련정책이 실제 건설사 실적과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주택보급율이 높고 주택가격이 오르기 힘든 상황에서 가계가 부동산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 이유다. 아울러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달하는 지금 낮아진 주택 대출 문턱이 오히려 하우스푸어를 늘려 경제와 증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도 전했다.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이 과잉 공급된 상황에서 집 값이 오를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집 값이 오르기 어려운데 LTV와 DTI를 완화한다고 해도 실수요자가 이를 이용해 집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주택보급율이 102%를 넘어 공급 과잉 상태라는 입장이다. 주택가격도 평균 연봉보다 5배 이상 높기에 가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번 정책이 집 값을 올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수요자는 이미 LTV 70% 적용을 받는 상황에서 이 정책은 주택 투자자를 움직여야 한다"며 "하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도 소득대비 가계부채가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LTV와 DTI 완화만으로 건설경기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긴 힘들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