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등기임원 사퇴·연봉 포기로 수입원 없어…SK C&C 배당만 남아
[뉴스핌=정경환 기자] 정부의 배당 활성화 정책에 SK C&C가 주목받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달리 수입원이 없는 상황에서 최대주주로 있는 SK C&C의 배당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SK 측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현재 SK C&C 배당을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수입원이 없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그리고 SK C&C의 등기임원직에서 사퇴했다. 아울러 지난해 총 300억원에 이르는 보수를 포기한 데 이어, 올해 보수도 받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이로써 최 회장의 자금원으로 SK C&C 배당이 유일하게 남게 된 바, 향후 SK C&C가 배당을 늘려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으로선 수입원이 없는 상황에서 대출금에 대한 이자 비용을 비롯한 자금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현재 자신이 보유 중인 SK C&C 주식 가운데 150만2278주에 대해 담보대출 계약을 맺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개 주식담보대출에서는 시가의 60~70% 선에서 대출이 이뤄진다"며 "이자는 보통 6~7%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기초로 계산해 보면, 최 회장은 SK C&C 주식을 담보로 최대 1788억원을 빌려, 최소 연간 107억원의 이자를 내고 있는 것이 된다.
이에 SK C&C의 배당 확대는 33.1% 지분을 가진 최 회장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SK C&C는 총 주식 수가 5000만주로 그의 33.1%는 1655만주다. 이에 대해 주당 1500원의 배당을 받는다면 최 회장은 248억2500만원(세전)을 손에 쥐게 된다.
앞서 SK C&C는 지난해 주당 1250원에서 올해는 1500원으로 배당금을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배당 활성화 정책은 SK C&C의 배당 확대 추진에 훌륭한 명분이 될 수 있다.
최 부총리를 필두로 한 제2기 경제팀은 사내 유보금에 대한 과세로 배당 확대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배당세율 인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향후 3년간 분리과세를 적용해 현행 6~38%(금융소득종합과세) 누진세율을 20%대의 단일세율로 낮출 계획이다.
즉 지금까지 대주주는 배당금에 대해 최대 38% 세율을 적용받았지만, 이제는 그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SK C&C 관계자는 "배당은 연말에 실적과 향후 사업계획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며 "특정인을 감안한 배당 확대 등은 있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