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미국 인상 시기 과소평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달 2011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던 영국과 미국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좁혀지고 있다.
영국과 미국 중 어느 쪽이 먼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인가를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 저울질이 한창이다.
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2년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 지난달 미국 2년물 수익률과의 간극을 45bp까지 확대했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진:AP/뉴시스) |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따라 스프레드가 32bp로 좁혀졌다. 2분기 미국 경제가 4.0% 성장한 데다 고용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결과다.
ADM의 마크 오츠왈드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가장 커다란 시장 리스크는 미국이 영국보다 먼저 긴축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영국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의 영란은행(BOE)은 오는 7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며, 13일 경제 전망을 내놓을 계획이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연이어 기준금리의 정상화 시기기 한 발 가까이 다가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완화(QE)의 종료 수순에 들어간 미국의 연준 역시 매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는 마찬가지다.
M&G 그룹의 마이클 리델 펀드매니저는 “연준이 BOE보다 빨리 매파 기조로 행보를 바꿀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오리엘 애셋 매니지먼트의 리처드 스쿠로프 펀드매니저는 “카니 총재는 긴축에 앞서 상당 기간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며 “긴축에 따라 영국 경제 전반과 부동산 시장에 발생할 수 있는 파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채시장에서 투자자들은 BOE가 내년 1분기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스쿠로프 매니저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내년 1분기 먼저 긴축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미국의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 영국과 같은 수준까지 오르거나 이를 넘어설 수 있다.
패돔의 필 라코위츠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BOE보다 긴축을 먼저 단행할 여지가 없지 않지만 금융시장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양쪽 모두 주택시장의 회복을 꺾지 않고 금리를 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