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러브콜' 쇄도…'지정학 리스크↓+ 부양책 효과↑'
[뉴스핌=김성수 기자] 서구 경제제재 여파로 러시아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국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수혜를 입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각) 지난 6월 말 이후 러시아 주가지수(IRTS)가 14% 하락한 반면, 중국 상하이 선전지수는 11% 상승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EPFR)는 지난달 러시아 주식형 펀드에서 3억5300만달러가 유출됐다고 집계했다.
러시아 주가지수(IRTS) 추이 [출처: Thomson Reuters] |
존 폴 스미스 도이치방크 글로벌 이머징주식 전략가는 "중국 증시로 들어간 자금 중 상당수는 러시아 증시를 먼저 거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 발라드 아비바 인베스터스 신흥시장 부문 펀드매니저는 "러시아 증시를 이탈한 자금이 중국 증시로 흘러들어간 것"이라며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경기에 대한 인식도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가 자금 운용에 유리한 여러 조건을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그림자 금융과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는 잠잠해진 반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반면 러시아 증시는 말레이시아항공 추락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프랑스 투자회사 까미낙 게스통(Carmignac Gestion)의 샌드라 크라울 투자위원은 "중국 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신용 증가와 양적완화 수혜를 같이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17% 확대했다. 지난달 투자 비중의 3배가 넘는 동시에 신흥시장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도 잇따라 수혜를 누리고 있다. 인도와 브라질은 정부의 개혁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남아공 증시는 올해 들어 외국인이 20억달러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기가 촉발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주가는 10% 올랐다.
조나단 벨 노무라 자산운용 이머징주식 부문 대표는 "남아공 증시는 러시아 이슈에 따른 반사 이익을 얻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러시아 증시를 빠져나간 대규모 자금을 소화할 만한 곳은 동유럽·중동·아프리카(EMEA)에서 남아공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