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개선 안되면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 남아
[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당분간 관망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채권시장은 판단했다.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언급한 대로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 경제정책 등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개선되지 못하고 경기회복의 신호가 분명하지 않을 경우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에 한은이 또다시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 이번 인하가 사실상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등장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가 심리개선을 통해서 경기회복세에 모멘텀을 주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금리인하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지난 (7월) 전망과 스탠스의 변화는 없다"며 "이번에 금리를 내린 것도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사전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5bp 금리인하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것으로 이번 결정으로 인한 시장의 충격은 거의 없었다.
다만, 통방 문구가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된 데다가 이 총재 역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특별히 추가인하의 시그널을 주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채권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또 향후 추가적인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의 전망이 엇갈렸다. 일단 8월 금통위와 기자간담회가 추가인하에 대해 유보적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KDB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올해 추가인하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 총재가 '선제적인 심리안정을 위한 인하'라고 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책적 노력이 일부 심리안정 기대를 높이고 있는 현 국면에서 추가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재차 인하 기대감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의 주된 배경이 심리위축이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심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며 "정부와 한은의 경기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정책효과가 제한적일 전망이어서 추가 인하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금리인하의) 효과를 지켜보자고 했으므로 당장 9월에 바로 인하를 할 것 같진 않다"면서도 "다만 '심리적 효과 제고',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 등의 언급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연내 최소 1회 정도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8월 인하의 불씨가 정부에서부터 시작됐듯이 향후 추가적인 인하 여부도 결국 정부의 뜻에 달렸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정책공조 차원인 동시에 경제주체들의 심리 훼손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고 본다면 일회성이라고 봐야할 듯싶다"면서도 "어차피 이번 인하도 정부의 정책에 발맞추는 차원이었으므로 추가인하도 정부의 의중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