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CB,저금리로 관심 급증…올 960억 발행
[뉴스핌=우수연 기자]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고액자산가들이 최근 공모 전환사채 채권투자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두산건설은 2000억원 규모의 공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두산건설의 공시 이후 증권사를 통해 거액자산가들의 청약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해당 채권을 발행과 동시에 매수해 3년 동안 만기 보유할 경우 수익률은 연 7.5%에 달해서다. 또 전전환사채의 특성상 주식으로 전환해서 주가가 상승하면 상당한 자본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 연 7% 고금리 매력…'리픽싱 조항' 안정성 보강
두산 공모 전환사채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은 특히 7%대에 달하는 고금리 매력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고있다. 오는 9월 4일 상장 예정인 2000억원 규모의 두산건설 공모 전환사채는 표면이율(이자수익)이 연 4.0%, 만기수익률이 연 7.5%에 발행될 예정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BBB-등급의 3년 만기 무보증 사채 수익률은 25일 기준 평균 8.7%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환사채의 경우 주식 전환 옵션이 추가돼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같은 등급의 일반 회사채보다는 채권 수익률이 낮게 형성된다.
청약 기간은 오는 9월 1일과 2일 양일간이며, 발행을 주관하는 총 8개 증권사의 지점 및 HTS를 통해 청약 신청을 받는다. 최저금액은 100만원.
주관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채 발행은 공모로 진행되다보니 개인 및 법인 모두 청약 참여가 가능하다"며 "개인과 법인의 비중을 따로 나누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신청 계좌를 개설하고 청약 신청 금액을 해당 계좌에 예금 형식으로 먼저 넣어두고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자료=예탁결제원> |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발행된 공모 전환사채는 총 96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4178억원)보다 77.0% 줄었다. 이렇듯 전환사채 발행 가뭄 속에서도 두산건설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70% 수준으로 설정돼있는 리픽싱 조항 때문이다.
전환사채의 특성상 두산건설의 주가가 올라서 전환가액을 상회할 경우, 투자자들은 낮은 전환가액에 주식을 매수해 차익을 남길 수 있게된다. 이때 리픽싱 조항은 주가가 크게 하락하게되면, 현재 전환가액의 70% 수준까지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지 않게끔 보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해당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일단 주당 1만2500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경우 전환가액을 8750원까지 낮출 수있다는 의미다. 최종전환가액은 청약일 3일 이전에 확정된다. 두산건설은 25일 1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한솔홈데코도 이같은 리픽싱 조항을 적극적으로 시장에 어필해 높은 청약률을 달성한 바 있다. 한솔홈데코는 지난 3월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때도 70%의 리픽싱 조항을 내세워 청약 당시 무려 1조32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주식가격과 관계없이 채권가격만 놓고 봐도, 한솔홈데코의 전환사채는 현재까지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발행당시 액면가 1만원으로 출발해 12700원(8월 25일 기준)까지 올랐다. 시가평가 기준 6개월만에 27% 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
◆ 일부 전문가들 "건설업종, 아직까지 신중해야"
이번 두산건설의 공모사채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하나 부도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이로 인해 고금리와 리픽싱 조건에도 불구하고, 대형 기관들은 낮은 신용등급 리스크로 펀드에 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같은 증권사의 잔여 매수 물량은 리테일 상품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회사채 시장의 한 관계자는 "통상 두산건설 정도의 신용등급 회사채 발행 물량이 연기금 등 대규모 기관으로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통상 증권사 수준에서 리테일(개인투자)용으로 들어가곤 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한 관계자는 "7%대 정도에 BBB0등급이면 이론상으로는 기관들도 하이일드 펀드에 담을 수는 있으나, 그러기에는 2000억이면 발행물량이 다소 대규모인 감이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 주요 재무지표 추이 <자료=한기평> |
높은 금리를 보장받은 만큼 위험도 큰 것은 당연하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건설사마다 신용등급은 다르지만 건설, 조선 업종이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천을 하기는 사실 다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전환사채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상품이지만 만에 하나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을때 회사가 부도났을 경우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두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난 4월 BBB+에서 BBB0로 한단계 하락했다.
두산건설 측도 "주택사업 부문의 비중이 높아 정부 정책 및 규제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여전히 우리나라 총 미분양주택 물량은 과다한 수준이며,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경제주체들의 구매력이 회복돼 미분양 주택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공시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