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으로 회복세 완연…개혁 지연으로 경기침체
[뉴스핌=노종빈 기자] 글로벌 경기회복 국면에서 남부유럽 중심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경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스페인 경제가 최근 탄력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이탈리아는 다시 경기 침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 2Q 경제성장률 스페인 ↑ vs 이탈리아 ↓
올해 2분기 스페인의 전기대비 성장률은 지난 1분기 0.4% 성장에 이어 0.6% 수준을 기록, 하반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탈리아는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0.1%)에 이어 2분기에도 -0.2% 수준으로 후퇴해 경기악화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파비오 푸아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부진한 이탈리아 경제 지표로 인해 이탈리아 정부가 상당한 부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 전문가들이 이탈리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종전의 0.8%에서 하향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 스페인, 노동비용 낮아 투자매력도 상승
이처럼 엇갈린 두나라의 회복세 차이는 무엇보다 스페인 기업 부문의 활발한 원가 절감 노력과 구조조정 등의 정도 차이가 성장률 격차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유로존 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강점으로 자동차, 통신, 관광산업 등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탈리아의 주력 산업인 섬유·의류 산업 등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외국 자본의 투자유입 매력도 면에서도 스페인이 이탈리아보다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노사 관계의 유연성이 확보됐다는 판단 아래 해외 자본들이 스페인 제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 스페인, 고통스런 구조 개혁 단행
이탈리아가 구조개혁에서 스페인에 비해 뒤처졌던 가장 큰 이유는 스페인과 달리 구제금융을 받지 않아 국제사회가 요구한 강제적인 개혁을 이행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반면 스페인은 금융권 구조조정과 함께 헌법상 예산준수 조항 삽입을 비롯, 노동법(2012)과 연금법(2013), 기업법(2013) 등을 개정하는 등 발빠른 개혁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특히 노동법은 친기업적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해고 비용을 감축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탈리아는 최근 39세의 젊은 마테오 렌치 총리 정권이 출범했으나 오히려 구조개혁과 선거법 개정 등이 지연되면서 경제성장 탄력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스페인이 사회적 구조조정의 고통을 분담하면서 성장률 제고 효과를 봤다면 이탈리아는 그렇지 못했다"며 "올해 두 나라 간 성장률 격차는 지난 2분기보다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구조조정의 성과 격차는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