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 자금 유입으로 비이성적 과열, 조정 경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디폴트와 이에 따른 경제 타격에 휘청거리는 아르헨티나가 강한 주가 랠리를 연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아르헨티나 증시가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 기록을 세우자 시장 전문가들은 후폭풍을 경고하고 있다.
악셀 키실로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출처:AP/뉴시스] |
1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메르발 지수가 연초 이후 100% 급등했다. 전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에 해당한다.
텔레콤 아르헨티나와 에너지 페트로바스 등 아르헨티나의 대표 기업과 은행 및 철강 섹터가 강력한 상승 탄력을 과시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주가 랠리를 바라보는 투자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통상 이머징마켓의 강세장에 이어 가파른 조정이 찾아오는 것처럼 아르헨티나의 주가 랠리 역시 같은 종결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다.
웰스 파고에 따르면 연초 이후 아르헨티나 증시로 유입된 자금의 대부분이 우루과이와 브라질을 포함해 남아메리카의 자산가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이들 투자자들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아르헨티나와 깊은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고, 심리적인 익숙함 때문에 경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채 높은 수익률을 겨냥해 리스크를 떠안는다고 웰스 파고는 주장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디폴트 상황을 무난하게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매수 심리를 부추기고 있지만 난제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들의 통제권을 벗어난 데 대해 투자가들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30%에 이르는 상황이다. 업계 애널리스트는 실제 인플레이션이 공식 수치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연초 이후 아르헨티나 페소화가 자유낙하를 방불케하는 급락을 연출했고, 외환보유액이 위험 한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웰스 파고의 폴 크리스토퍼 애널리스트는 “아르헨티나 주가 상승은 비이성적인 과열에 해당하지만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문제 해결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심리가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