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 남편과 맞벌이 중인 직장인 A씨(34·여). 대형마트에 들를 시간이 나지 않아, 아침 출근길에 버스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롯데마트몰에서 각종 식재료와 생필품을 집으로 배송하도록 주문했다. 그러나 갑작스레 발생한 추가 업무로 인해 정시 퇴근이 힘들어졌다. A씨는 롯데마트몰에 들어가 배송방법을 집 근처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상품을 받아갈 수 있는 ‘매장픽업’으로 변경한다. 퇴근길에 24시간 열려있는 집근처 편의점에 들러 가져가면 되기 때문이다.
# 친구들과 함께 잇 플레이스를 방문하는 것을 즐기는 대학생 B씨(23·여). 오픈한 롯데월드몰을 방문했다. 첫 방문인데다 워낙 규모가 복잡한 쇼핑몰이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롯데월드몰에는 저전력 블루투스 기반 비콘들이 촘촘히 그물처럼 깔려있다. B씨는 스마트폰에 롯데월드몰 공식앱을 바로 설치했다. 그러자 이 앱이 비콘 네트워크와 연결하여 B씨를 안내해준다. 원하는 매장과 식당 위치를 알려줄 뿐 아니라 나의 주차위치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내비게이션 뿐 아니라 B씨가 방문하는 매장의 할인쿠폰을 자동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롯데그룹이 2015년 말까지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의 예시다.
모바일이 일상화된 고객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서비스로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옴니채널 전략 중 일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는 그룹 내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바탕으로 한 옴니채널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롯데는 지난 5일 신동빈 회장 주재 하에 그룹 옴니채널 추진 운영위원회를 열어 그간의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운영위원회에는 정책본부 임원들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이비카드 등 19개 유관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옴니채널 전략이란 온라인· 오프라인·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쇼핑 채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고객 입장에서 마치 하나의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매장의 쇼핑환경과 사용자 경험을 융합하는 것이다.
롯데는 국내 유통시장도 가까운 시점에 옴니채널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3월 정책본부와 미래전략센터 주관으로 그룹 옴니채널 추진 계획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 7월 유관사 사장단 워크샵을 통해 ‘빅데이터 활용’, ‘IT기반 마케팅과 세일즈’, ‘고객경험 업그레이드’라는 옴니채널 3대 전략과 세부적인 9가지 실행과제를 수립했다.
위 사례에 나온 ‘매장 픽업 서비스’와 ‘위치기반 마케팅’이 이러한 실행과제 중 하나다. 옴니채널 관련 연구센터에 해당하는 ‘롯데 이노베이션 랩’을 내년 초 설립하기로 하고, 그 조직과 구성에 대한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온·오프라인에 걸친 ‘롯데 통합 회원제’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 외에도 온라인 배송센터 구축, 모바일 결제기반 구축 등을 실행 과제로 선정했다. 롯데는 이러한 과제 실행을 위해 관련 조직 및 계열사별 TFT를 구성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운영위원회에서 롯데 신동빈 회장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채널을 갖춘 롯데는 옴니채널적 시장 변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며 “옴니채널의 추진이 우리의 성장을 지속하는데 아주 중요한 과제인 만큼 빨리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는 것을 목표로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