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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사외이사에도 '사퇴론' 번져...순차사퇴 가능성

기사입력 : 2014년09월26일 15:18

최종수정 : 2014년09월28일 14:46

책임론, 거취 등 거론될 듯..."마녕사냥식 여론"에 반감도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국민은행 이사회에 이어 KB금융지주 이사회 내부에서 사퇴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KB내분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회추위에서도 비공식적으로는 책임론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사진 내부에는 이사회 책임론을 향한 "마녀사냥식의 여론 뭇매"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은 데다 경영공백 및 연속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일괄 사퇴보다는 부분 사퇴나 임기만료에 따른 자연퇴임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지주 이사회 현황 (기준일 : 2014.06.30)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날 명동 국민은행 본점에서 오후 4시부터 2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회의를 연다. 이날 회추위는 회장과 행장 겸임 여부, 회장의 임기, 구체적인 회장 선임 기준 및 절차, 외부 헤드헌터 선정 등의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3시부터는 이사회 내 평가보상위원회(평보위)를 열고 내부 후계자양성프로그램에 따라 관리해오고 있는 롱리스트(차기 회장 잠정 후보군)를 정식으로 회추위에 넘기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롱리스트는 ABC등급에 따라 세 등급으로 분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책임론 거론될듯=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이날 이사회에서는 이사회 거취에 대한 특정 입장이 나오지 않더라도 이사회 책임론에 대한 논의가 어떤식으로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KB내분 사태'와 관련해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의 '경영정상화 후 퇴진론'이 불거진 데다 이날 임기가 만료된 오갑수 사외이사가 임기 연장을 하지 않으면서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취했기 때문이다.

지주 이사회에서도 도의적 책임의 불가피성에 대한 공감은 있다. A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들도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도의적 책임은 져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며 "외부적으로 큰 혼란이 있었는데 사외이사에서 아무것도 없는 것도 이상할 거다. 일부가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고 남은 사람은 (경영정상화에) 힘써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사회 일괄 사퇴에 대해 이 사외이사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사외이사가 전원사태하면 경영의 큰 공백이 생기고 경영의 연속성이 없어진다"는 논리다. 이 사외이사는 "모두 물갈이 되면 뭘 알고 새로운 경영진을 견제하겠느냐"며 "신한사태 때 신한지주 이사회도 전원 사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사회내 '억울하다' 분위기 팽배=이런 입장은 'KB내분 사태'에 따른 비등하고 있는 사외이사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억울하다'는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특히 사외이사들은 KB사태 수 개월 동안 방관만 하고 있다 당국 개입에 마지못해 회장 해임에 나섰다는 '무책임론'에 대해서도 반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B사외이사는 "(사태 초기)이사회 차원에서 회장과 행장 갈등에 중재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은행 감사가 금감원에 바로 문제를 가져갔고 준사법기관인 제재심위위원회가 몇 개월째 위법성 여부를 보고 있는데 콩나와라 팥나와라 할 수 없었다"며 "제재심이 끝나기를 기다렸고, 제재심 이후에도 짧은 시간에 (은행의 직원 검찰고발, 템플스테이 해프닝)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항변했다.

이사회 내에는 김영진 교수로 대표되는 금융당국에 대한 관치 개입 반발과 비슷한 맥락에서 제재심 결과를 갑자기 바꾸고 손을 놓고 있다 뒤늦게 강하게 개입하고 나선 금융당국이 지주 이사회에 책임의 공을 떠넘겼다는 데 대한 불만도 있다.

C사외이사는 "이사회도 전반적인 KB사태에 책임이 있다"면서도 "제재심 경징계 이후 금융당국이 갑자기 중징계로 올려놓고 자기들은 (책임에서 )싹 빠졌다. 금융당국도 확고한 원칙을 갖고 일벌백계할 것을 해야지 여론에 따라 눈치봐서 그때 그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괄사퇴 < 순차사퇴=이런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사회 내에서 일괄 사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애초 김영진 사외이사를 회추위원장이자 이사회 의장 대행으로 선임했을 때 이른바 '강경파'를 전면에 내세워 외부 입김을 차단하려는 움직이었다는 해석도 금융권에는 있다.

B사외이사는 "막연히 죄인 취급하면 우리도 명예가 있기 때문에 (물러날 수 없다)"며 "마녀사냥식으로 사외이사가 나쁜 놈이라고 하고 있는데 자괴감을 느낀다. 임기가 만료되면 나갈 것"이라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한 지주회사 관계자는 "회장이 징계를 받아 그만뒀는데 은행 이사회만 책임지고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지주) 이사회가 가만이 있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다만, 전원 사퇴하면 경영의 연속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최소 이사회 인원이 필요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갑수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이런 때일수록 지지자(知止者; 멈춰야 할 때를 아는 자)의 지혜를 감히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임기 만료에 따라 국민은행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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