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금융

속보

더보기

[엔저, 알몸의 기업들] 上 300억 수출, 환 헤지덕 30억 손실 피해

기사입력 : 2014년10월06일 15:36

최종수정 : 2014년10월06일 15:44

계약당 수출 규모 클수록, 환 헤지 수요 많아

[뉴스핌=한기진 기자] 지난 2013년 12월. 경남 창원에 있는 조선 기자재 업체 A사 재무담당 박 모 이사는 천당과 지옥을 맛봤다. 7월에 중국 기업과 체결한 300억원짜리 수출계약이 ‘수십억원 적자’ 계약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엔저, 알몸의 기업들] 下 “환차익 생심(生心) 버리고 목표 환율을 설정하라”>

계약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74원. 그런데 납품이 시작되고 수출대금이 입금되기 시작한 12월에 1060원대까지 급락해버린 것이다. 박 이사는 “회사 영업이익률이 10% 정도인데, 수백억원 수출계약 한방으로 영업이익을 다 날릴 뻔했다”고 말했다.

천만다행으로 A사는 손실을 전부 피했다. 수출 계약 즉시 주거래은행과 원화 환율 상승에 대비한 선물환 계약을 체결한 덕분이다. 박 이사는 “계약 단위당 거래 규모가 큰 기업은 100% 환 위험 헤지를 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어서 다행히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6일에는 1070원에 근접했다. <사진=이형석 기자>

◆ 소액 다계약 기업일수록 환 헤지 인식 부족

A 기업과 달리, 지옥을 경험한 기업들이 훨씬 많다. 일본에 파프리카를 수출하는 경상남도 양산에 있는 B 영농조합은 적자 수출 중이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100엔당 1106원이던 것이 최근에는 950원대로 급락하며 파프리카 값이 15%나 올라버렸다. 그렇다고 단가를 올리면 수출 물량이 줄어들까 가격을 올리지도 못한다.

환 헤지를 이용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들지만, B 영농조합 관계자는 “소규모로 수출하고 계약 건수도 많은데 건별로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우리 같은 곳은 은행에서 환 헤지 계약을 받아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파프리카를 올해 6월까지 1만3441톤을 수출해 지난해보다 910톤을 더 팔았는데도 수출금액은 4983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97만달러 감소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해 환차손을 보고 있다. 농수산물 수출 업종 전체가 엔저의 포탄을 맨몸으로 맞고 있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74%가 환위험 관리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한국무역보험공사 조사(2014년 6월)가 있다.

◆ “엔화대출 갚겠다”는 분위기 확산

다만 위험한 환 투자는 크게 줄었다. 실례가 최근 엔화대출 추이다. 과거와 같으면 싼값에 엔화대출 수요가 늘었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오히려 갚으면서 엔화 대출 잔액이 줄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3월 2295억엔에 달했던 엔화 대출 잔액은 같은 해 9월 1828억엔으로 떨어지더니 지난달 1427억엔까지 떨어졌다. KB국민은행도 올해 1월 661억엔에서 지난달 567억엔으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617억엔을 기록한 이후 7월 602억엔, 8월 567억엔으로 감소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1월 773억엔까지 달했던 엔화 대출 잔액이 꾸준히 감소해 지난 8월 632억엔까지 내려갔다. 2년 전보다 절반 수준이다.

기업은행 반월공단지점 관계자는 “엔화 대출했던 중소기업들은 상환 계획을 앞당겨 올해 갚으려는 곳과 앞으로 엔화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일단 원화로 갚은 뒤 나중에 엔화로 다시 갚으려는 곳 등으로 나뉘면서 요즘 엔화대출 상환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농수산물 수출업종 등 수많은 업종이 환 헤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신용도가 낮아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어렵고 정부의 지원에서도 제외됐다. 

금융권 외환 전문가들도 뚜렷한 조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엔저 대책은 엔화 가치가 하락했을 때 일본산 시설재를 수입해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산 시설재를 수입하면 금융이나 세제상 지원을 해줄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냉소적이다. 당장 필요도 없는 시설재를 싸다고 사서, 창고에 쌓아놓기만 하면 비용만 나가는 것인데 말이 안 되는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다행인 점은 산업 현장에서 환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다는 것이다. 과거 2006년, 2007년 엔화대출을 받았던 수많은 중소기업이 쓰러져 갔고, 키코(KIKO)의 충격은 아직 가시지 않은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때문이다. 

우리은행 외환사업부 관계자는 “과거보다 환 위험에 대한 인식은 대단히 높아졌고 출장 설명회 등도 기업 쪽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대만 관련 발언에 반도체주 '와르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이 지정학적 불안을 부추기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강한 매도세로 이어졌다.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후 2시 40분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6.4% 급락했으며 퀄컴과 ARM 홀딩스도 각각 8%대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ASML 홀딩은 12%의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으며 TSMC 역시 7% 밀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 기업들이 계속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허용하면 가장 높은 강도로 규제할 방침임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이 같은 규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정(FDPR)을 적용할지를 검토 중이다. FDPR은 미국 외의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도 미국의 기술이 적용됐을 경우 미국산 제품으로 간주해 미국 정부의 판매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TSMC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도 이날 반도체 약세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의 거의 100%를 가져갔다고 지적하고 대만이 방위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AI 도입 확대 등 반도체를 둘러싼 현실 여건이 변하지 않아 이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테크애널리시스 리서치의 밥 오도넬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요소들이 변하지 않아 시장 반응은 짧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판매 제한은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어느 정도 강화할 것이지만 그것은 한동안 그렇게 시행돼 왔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관련 주식이 대체로 약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오후 장중 6% 이상 급락하며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이 지수는 32% 급등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같은 기간 17%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내 생산 기지를 갖춘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반도체주의 대체적인 약세 속에서 인텔과 글로벌 파운드리스는 각각 1.09%, 5.65% 올랐으며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0.12% 내려 약세가 제한되고 있다. 인텔의 경우 TSMC에 빼앗긴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미국에서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인텔은 2022년 8월 발효된 미국 반도체법으로 527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이 법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된다.    mj72284@newspim.com 2024-07-18 04:06
사진
羅 "보수 후보 맞나" 元 "동지 악역 만들어"…韓 '청탁 폭로' 일제히 비판 [서울 고양 =뉴스핌] 송기욱 신정인 기자 = 원희룡,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마지막 연설회에서도 한동훈 후보를 향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한 후보의 '공소 취소 청탁' 폭로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이 우리 당의 새로운 위협"이라며 날을 세웠다. 나경원 후보는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보수 가치에 대한 책임감도, 보수 공동체에 대한 연대의식도 없는 당대표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고양=뉴스핌] 윤창빈 기자 = 나경원·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4.07.17 pangbin@newspim.com 그는 이날 오전 한 후보의 '공소취소 청탁' 폭로에 대해서도 전면 반박했다. 나 후보는 "우리는 민주당에 맨몸으로 맞섰다. 투쟁하는 정당으로 바뀌어 조국 전 장관을 끌어내리고,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부도덕, 위선, 위법을 밝혔고 5년 만에 정권을 찾아오는 기초를 만들었다"고 했다. 나 후보는 "그런데 27명의 현역의원과 보좌진이 기소됐다. 반헌법적 기소였다"면서 "그 시절로 간다고 해도 감옥에 간다고 해도 투쟁할 것이지만 문제는 그것이 우리의 의회 투쟁을 위축시킨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이라면 당연히 공소를 취소했어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 취소는 커녕 헌정 질서를 바로잡아달라는 말씀을 공소 취소 부탁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야당은 신이 나 수사감이니 공소 취소 청탁이니 (한다)"면서 "우리 당대표 후보 맞나. 보수 정권 후보가 맞나"라고 직격했다. 원희룡 후보 역시 공세에 가세했다. 원 후보는 "나 후보가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 청원을 했다고 한다. 자기가 옳다는 주장을 한다고 우리의 소중한 동지를 정치 수사 대상으로 던져버린 결과가 됐다"며 "한 후보의 이 리스크는 우리 당의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특검에 대한 비판도 이어나갔다. 그는 "특검은 곧 파멸이다. 특검법은 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하고 조기 대선으로 몰고가기 위한 카드"라면서 "당대표와 대통령이 이걸 놓고 충돌하면 당은 산산조각난다"고 말했다. 특히 "당무개입이라면서 대통령을 악역으로 만드는 분이 있다. 정치 이전에 신의가 있어야 믿고 소통할 수 있다. 총선 패배가 전적으로 자기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이더니 내 잘못은 아니라며 100일은 너무 짧았다고 전당대회에 출마했다"고 꼬집었다. [고양=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4.07.17 pangbin@newspim.com 원 후보는 "사법리스크와 동지들을 악역으로 만드는 이 리스크를 안고 어떻게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는 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 후보의 입이 우리 당의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면서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옳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말하는 사람을 면박주기 위해서다. 자기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지 않았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논란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모두와 함께 화합하는 정당, 단결하는 정당을 만들어 우리가 반드시 이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지난 총선에서 낸 후보들을 민주당과 비교해달라. 우리가 더 유능하고 성실하고 청렴한 후보들이었지만, 그런 후보들과 정책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두 후보의 비판과 관련해 "토론에서 말씀드린 내용 그대로다. 사실을 말씀드렸고 특별하게 덧붙일 말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나 후보가) 법무부 장관의 임무 범위에 대해 말했고, 잘못 인식하신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사례를 들어 말씀드린 것 뿐이다"라며 "청탁을 들어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야당에서 특별히 문제를 삼을만한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oneway@newspim.com 2024-07-17 17:3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