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익 95% 배당 및 자사주 매입에 쏟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상장 기업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대부분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투자 기피가 실물경기 회복의 가장 커다란 걸림돌로 지목되는 가운데 과도한 주주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S&P500 지수 편입 기업이 올들어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투입한 자금이 914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순이익의 9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벌어들인 이익이 대부분 주주와 투자자들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순이익보다 주주환원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같은 현상이 3분기에도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된 현금흐름이 거의 두 배 늘어났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출처:AP/뉴시스] |
2009년 3월 저점 이후 뉴욕증시가 장기 랠리를 연출한 데는 자사주 매입이 강력한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둔화될 경우 주가 상승 탄력이 꺾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뮤추얼 펀드 스토어의 크리스 보퍼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은 금융 시스템의 움직임에 따른 결과일 뿐 실질적인 성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최대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S&P500 기업의 3분기 이익이 4.9% 늘어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6.5% 상승한 데 반해 같은 기간 S&P500 자사주 매입 지수는 7.5%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 지수는 2009년 이후 매년 지수 대비 9.5%포인트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헌팅턴 애셋 어드바이저스의 랜디 바테만 최고투자책임자는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온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경영자들이 성장을 위한 기회에 무게를 두지 않으면 주주들이 신뢰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의 조나단 글리오나 주식 전략가는 “자사주 매입이 현 수준에서 추가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며 “이익의 거의 100%가 주주환원에 투입된 만큼 더 이상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