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강세 흐름 지극히 부자연스러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명 닥터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가 세 가지 블랙스완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그가 미국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와 금융위기를 예측해 시장의 집중조명을 받은 바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경고’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현지시각) 루비니 교수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주식을 포함한 자산시장의 장기 강세 흐름이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얘기를 꺼냈다.
누리엘 루비니[출처:AP/뉴시스] |
연초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중국까지 확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꼬리를 물었지만 일부 해당 지역의 증시에 영향을 미쳤을 뿐 전반적인 자산시장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루비니 교수는 미국을 주축으로 중앙은행의 사상 최저 금리 및 유동성 공급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결국 해소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중동 사태가 1970년대와 같이 국제 유가에 메가톤급 충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자산시장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자산시장에 패닉을 몰아올 수 있는 요인이 여전히 잠재돼 있고, 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루비니 교수는 주장했다.
먼저, 그는 중동의 테러리스트가 미국이나 유럽을 공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상 금융시장은 확률을 산정하기 어려운 리스크 요인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지만 ‘서프라이즈’ 테러의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어 러시아나 시리아 지역의 정세 불안이 고조되거나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판단이 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루비니 교수는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상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취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는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이 수면 위로 부상할 때 자산시장에 본격적인 도미노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령, 이머징마켓에서 연초 발생했던 혼란이 터키나 태국 등에서 벌어졌던 정세 불안과 맞물릴 때 자산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루비니 교수는 특히 최근 홍콩의 과격 시위와 중국 경제 하강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를 몰아올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꼽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