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최근 유가가 급락하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유화학업종의 실적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운송업종에서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올 3분기 들어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특히 지난 9월 이후 낙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으로, 연초 이후 월평균가가 줄곧 배럴당 100달러 이상 수준을 유지했던 유가는 지난 7월 106.1달러로 전월 대비 1.67% 내리더니 8월에는 101.9달러로 한 달 전보다 3.96% 떨어졌다.
이어 지난달에는 평균 96.64달러로 100달러가 무너졌고, 이달 들어서는 전날까지 평균 90.03달러를 기록하며 90달러 선마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셰일오일을 비롯한 비전통적 원유 공급의 증가와 OPEC(석유수출국기구) 영향력 약화, 중국 등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 강세 등으로 인해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이처럼 약세를 이어감에 따라 우리 산업계에선 그에 따른 유·불리 계산에 분주해졌다. 대체로 정유화학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운송업종은 실적 개선의 기대감이 피어나는 모습이다.
정제 마진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가 하락까지 겹친 것이 정유사들로선 뼈 아팠다.
이한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3분기 정유업계의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에는 환율이 문제였다면, 3분기에는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과 GS 그리고 S-Oil이 정유사업에서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게 기정 사실화돼 가고 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유부문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과 GS 그리고 S-Oil의 올 3분기 영업손실은 715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도 "다른 정유사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좋지 않다"며 "구체적인 실적 내용은 아직 알 수 없지만, 2분기보다 못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종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유가가 내리면서 납사가 하락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이 기대되긴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수 있다는 것.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원료가 하락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유가 약세 시 수익성 회복에 따른 가동률 상승과 구매 지연에 따른 가수요 부재 지속으로 인해 제품가격 후행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그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달리 항공운송업종은 유가 하락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유가가 떨어지면 유류비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 가량 된다"면서 "(기대만큼) 그리 큰 폭의 하락은 아니지만, 유가가 내려가면 일단 좋다"고 전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들어 양 사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항공운송을 통한 매출액은 소폭 늘어나는 반면, 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하락 그리고 비용절감 노력으로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