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에 서울 도심→서울 외곽→경기도로 밀려나
[뉴스핌=한태희 기자] # 30대 직장인 최 모씨는 지난 201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도봉구 방학동으로 이사했다. 전세보증금 1억원을 주고 방학3동 신동아 1단지 전용 62㎡(구 27평)로 옮겼다. 전세 계약기간이 끝날 때 쯤인 지난 2012년 1억원짜리 전셋집은 1억4000만원이 됐다. 최씨는 보증금을 4000만원 올려주고 2년 더 살기로 했다. 올해 다시 전세계약을 맺은 최씨는 다시 2000만원을 올려줘 1억6000만원에 전세를 들었다. 전셋값이 4년 동안 6000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그동안 이 아파트 매맷값은 불과 500만원이 오른데 그쳤다.
전셋값 상승으로 세입자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매년 오르는 전셋값 때문에 싼 전셋집을 찾아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세입자도 늘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올해까지 전셋값은 매년 4.57% 올랐다. 전세 재계약이 2년마다 돌아오는 것을 감안하면 세입자가 체감하는 전셋값 상승률은 평균 9.14%인 셈이다.
이는 전세보증금 3억원을 주고 사는 세입자가 재계약할 때는 3억2742만원을 줘야 한다는 얘기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1269만원이다.
자료: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 |
보증금을 올려주기 어려운 세입자는 전세 재계약을 포기하고 더 싼 전셋집을 찾아 이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싼 전셋집을 찾아 서울 도심에서 서울 외곽으로, 서울 외곽에서 경기도로 밀려나고 있다.
최 씨는 "조만간 이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의정부 전셋값은 여기보다 싸기 때문에 주민들이 의정부로 이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의정부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보다 약 2000만~3000만원 저렴하다. 의정부시 호원동 우성 5차 아파트 전용 60㎡ 전셋값은 1억3000만~1억4000만원으로 방학3동 신동아 1단지의 2년 전 가격이다. 도봉구 방학동과 의정부는 차로 약 20~30분 거리(서울 지하철 1호선 기준 5정거장)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에 사는 세입자가 싼 전셋집을 찾아 어쩔 수 없이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