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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종빈 기자] 지난 11월 글로벌 채권시장은 유럽 선진국 채권이 초강세를 이어갔다. 유럽 주변국 채권은 유럽 선진국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냈지만 짭짤한 상승세를 지속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국채도 양호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중화권 채권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신흥국 가운데 러시아 채권은 성장률 저하, 유가 하락 등으로 투매가 나오면서 가격이 큰 폭 하락했다.
지난 11월 한달간 뉴스핌이 집계한 23개국 채권 가운데 가격이 떨어진 곳(채권수익률 상승)은 신흥국인 러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정도였다.

◆ ECB 양적완화 기대감 부각…선진국 채권 강세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가능성이 재차 부각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벨기에 채권 등이 20%포인트에 가까운 수익률 하락을 보이며 채권 가격 강세가 지속됐다.
주변국 가운데서는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 채권이 ECB의 자산매입 기대감으로 10%포인트 전후로 수익률이 하락하며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유럽 주요채권들은 올해 연초대비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수익률이 무려 52~63%포인트나 떨어진 상태다.
지난 4일 열린 ECB 정책회의에서 기대했던 양적완화 결정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당분간 지금과 같은 시장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를 비롯한 ECB 정책위원들은 현 수준의 경기부양 조치 만으로 유로존의 저인플레이션 상황을 통제해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드라기 총재는 위원회가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을 논의했다"며 "내년 초에는 현재 시행중인 부양책을 재평가하고 유가 흐름에 대해서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내년 1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국채 매입을 포함한 전면적인 양적완화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시장전략가는 "ECB 정책이 좀 더 뚜렷해지겠지만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경제 펀더멘털에 앞서서 작용하는 것은 건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 美 경기회복세 뚜렷…국채 수익률 상승
지난 한달간 미국과 일본, 호주 등 비유럽권 국채 가격도 강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회복 상황이 두드러지게 활발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채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수치는 2년 10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32만1000건 증가하며 지난 2012년 1월 이후 최대치를, 실업률은 5.8%로 10월에 이어 6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의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인상 시기 컨센서스가 내년 9월에서 7월로 앞당겨지는 등 시장 흐름이 반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단기물인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급등하면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 고용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인 지난 10월 말에서 11월 초 기간에는 미국 국채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률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었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투자자문은 "강력한 고용지표가 내년 중반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지지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 中 금리인하 단행…증시 급등에 채권 강세 빛바래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인하 결정과 경기부양 및 통화완화 기조 유지 전망에 따라 중국 채권시장도 채권수익률이 6%대 하락하는 등 강세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1월 초 이후 약 25% 가까이 급등한 중국증시와 비교할 때 중국 채권시장의 강세는 다소 빛이 바랜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중국 인민은행은 약 28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1년 예금금리는 25bp, 1년 대출금리는 40bp 인하했다. 또 예금금리 변동 폭은 기존 10%에서 20%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 단행된 홍콩 중국 증시 교차거래 허용제도인 '후강퉁' 조치를 앞둔 유동성 확대 수순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7.4% 수준으로 여전히 부진해 통화완화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990년 이후 가장 느린 속도의 성장률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목표성장률을 7.5%로 잡고 있으나 이보다 약간 낮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랴오진 중국 광파펀드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는 기업의 채무 부담을 줄이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넘치는 글로벌 유동성…회사채 발행도 활황
글로벌 유동성 급증 상황이 이어지면서 연초 이후 글로벌 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4조달러를 돌파, 2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12년 당시 기록한 회사채 발행량 최고치인 3조97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지난 10월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 이후에도 회사채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난달 20일 80억달러(약 8조90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를 사겠다는 주문이 570억 달러나 들어오면서 응찰률이 7.13배에 달해 화제가 됐다.
알리바바의 경쟁업체인 미국 아마존 역시 지난 2일 60억달러(약 6조7000억원) 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나란히 성공시켜 관심을 모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2.6% 수준으로 회사채 발행 기업 관점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저치에서 불과 0.2% 상승한 것으로 지난 1996년 이후 약 20년 평균치인 4.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추가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드워드 마리난 RBS 채권전략가는 "현재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용이 극단적으로 낮은 상황"이라며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도 탄탄해 전반적으로 채권 발행이 원활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러스 코스테리치 블랙록 최고투자전략가도 "미국의 경기 호조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부추기고 있다"며 "내년에도 리스크를 감내하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