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지주사 전환의 핵심 가치 부각
[뉴스핌=백현지 기자] 제일모직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을 실현하기 보다 투자기간을 길게 잡아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SDS와 달리 지배구조 수혜를 받는 'JY(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식'이기 때문에 상장직후 차익실현 매물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제일모직은 공모가 대비 100% 오른 10만6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후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유입되는 매도 물량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증권사들은 목표가 산정시 지배구조 프리미엄을 제외해 향후 주가 상승폭은 더 클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제일모직은 삼성전자 지분 7.2%를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19.3%를 소유했다. 즉, 삼성그룹 지분 구조상 최상단에 위치했다. 이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제일모직 공모 후 지분율은 23.24%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삼성SDS는 6개월 보호예수가 풀리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이 부회장)지분이 풀릴수 있지만 제일모직은 끝까지 들고갈 것"이라며 "구 에버랜드인 제일모직에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부문을 몰아준 것만으로도 지분가치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전체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제일모직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1970년대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회사였던 삼성물산은 1975년 상장 이후 높은 성장성과 빠른 주가 상승을 보인 것을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며 "제일모직 가치가 상승할수록 상속자가 그룹을 지배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상장 당시 이건희 회장의 지분율 역시 20%대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은 상장 이후 해외건설 진출, 인수합병 등의 적극적 행보를 보였으며 5년간 매출 성장은 7배에 달했다.
다만 제일모직은 일반공모청약에서 증거금만 약 30조원이 몰리며 삼성생명의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만큼 초반 과열 가능성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 주가 움직임에 연연하기보다 중장기적으로 대주주 보유 지분가치 상승에 베팅하라는 얘기다.
다른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지금 제일모직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서 밸류에이션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미 꽉 찬 주가지만, 향후 기업구조상 이익이 발생가능한 사업을 붙여서 밸류 애드(value add)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사업구조만으로는 비싸보이지만 기관들 입장에서는 가져가야 하는 아이템"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