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주식자금, 지난해 1452억 순유입…전년대비 '반토막'
[편집자주] 이 기사는 지난 1월 12일 오후 4시 42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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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2014년 글로벌 자금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자금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주식자금은 전반적으로 유입 규모가 줄어든 반면, 채권자금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글로벌 채권형펀드(푸른색)와 주식형펀드(붉은색) 누적 순자산 변동 추이 [출처: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EPFR)] |
글로벌 주식자금 수요가 위축된 데에는 유가 급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달 초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순유입된 글로벌 주식자금은 1221억5200만달러로, 지난 2013년 순유입된 2558억4200만달러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서유럽은 선진국 중에서도 주식자금 감소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그리스 대통령 선거와 유로존 디플레이션 등 불안 요소가 잇따르자 서유럽 지역에 대한 비중 축소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유럽 주식시장은 순유입된 자금이 112억1500만달러로, 지난 2013년 수준인 474억9400만달러의 5분의 1 정도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서유럽 주식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서유럽 주식자금은 42억2800만달러가 순유출되며 직전월인 11월의 39억7000만달러에서 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바클레이스는 "그리스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집권해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그리스에는 막대한 거시금융 충격으로 경기침체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지역 주식자금도 유입세가 둔화된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북미 주식시장에 순유입된 자금은 632만4800만달러로, 직전해의 1115만4000만달러에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12월 한 달 기준으로도 북미 증시에 순유입된 자금은 직전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12월에는 157억8500만달러가 순유입되면서 직전월 11월 기록한 321억6400만달러의 49%로 감소했다. 12월 둘째 주 들어서는 순유출 규모가 141억6800억달러로 집계되며 첫째 주의 58억4800만달러보다 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다만 셋째 주에는 자금 흐름이 순유입세로 급격히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북미 주식시장에 순유입된 자금은 309억5100만달러로, 지난 2008년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뉴욕 증시가 신고점을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감소한 영향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2월26일(현지시각) 기준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2088.78를 기록, 연초 이후 52번째 신고점을 경신했다.
◆ 채권자금 '봇물'…美인플레 기대 '저하'
반면 글로벌 채권자금은 순유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채권시장에는 2047억4100만달러가 순유입되면서 지난 2013년 기록한 24억4800만달러의 약 84배로 급증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선진국 소매투자자의 경우 채권자금 순유출은 지속됐지만 매도 규모가 감소했다. 지난해 선진국 소매투자자가 순매도한 자금은 128억2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에 순유출한 427억2300만달러에서 3분의 1 이하로 축소된 규모다.
채권 수요가 증가한 것에는 하락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작용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꺾이면서 미국 장기채에 대한 매수가 연말까지 지속됐다.(수익률 하락)
반면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단기물에 대한 매도세는 강화됐다.(수익률 상승) 이에 따라 일부 기관은 채권 투자시 커브 플래트닝(장단기채 수익률의 스프레드 축소) 전략을 사용할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JP모건은 "주요 4개국(G4) 중앙은행들의 채권 매수가 지난해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채권에 대한 초과수요는 올해 6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글로벌 채권자금은 매도세가 주를 이뤘다. 글로벌 채권자금은 지난해 11월에 231억2700만달러가 순유입됐으나, 12월 들어서는 43만9100만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을 앞둔 투자자들이 유동성 회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이 회수한 외국채권 규모는 이미 지난해부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1~10월에 외국채권에 투자했던 자금 중 937억을 순매도했다. 이는 10개월간 순매도된 액수인데도 지난 1977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당시 순매도된 자금 539억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기도 하다.
이 밖에 ▲달러화 강세 ▲외국채권의 투자매력도 저하 ▲상대적으로 높은 미 국채금리 등도 미국 투자자들의 해외채권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신용등급이 트리플 A(AAA)인 미 국채 수익률은 8일(현지시각) 기준 2.00%를 나타냈다. 반면 재정위기 재연 가능성이 있는 스페인 국채는 신용등급이 트리플 B(BBB)면서도 수익률은 1.33%로 더 낮았다.
미국 달러화의 주요국 통화대비 강세도 이어졌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2013년말 80.035에서 올해 1월 91.499로 14.32%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미국 금리인상이 시작될 경우 앞으로도 미 국채는 외국채권에 비해 수익률이 매력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 투자자들의 외국채권 투자회수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자들의 외국채권 투자 추이. 지난해 순매수였으나 올해 들어 순매도로 전환한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