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현금보유액 1550억달러"…미국 정부보다 3.3배
[뉴스핌=배효진 기자] 애플이 역대 최대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CNBC는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용해 애플이 주주 이익환원 프로그램 종료를 앞두고 2000억달러(약 220조원) 이상을 더 투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지난 3년간 실시해 온 주주 이익환원 프로그램은 오는 4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쿨빈다 가르챠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풍부한 현금을 보유해 이번 주주 이익환원 규모가 과거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12개월간 애플의 주가도 19%가량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주주 이익환원 규모 추이 [출처: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
가르챠 애널리스트는 향후 2017년까지 애플이 16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370억달러 규모의 주주 배당을 포함, 총 202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주주 이익환원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버라이즌과 오라클, 코카콜라와 버크셔헤서웨이 등 S&P500지수 기업 중 489개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이 같은 기대는 애플 신제품 아이폰6와 맥 컴퓨터 판매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6700만대 수준으로 월가 예상치 6300만대를 크게 웃돌았다.
맥컴퓨터 판매량도 2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은 맥컴퓨터 575만대를 팔아 7.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CNBC는 애플의 대규모 주주 이익환원 프로그램에도 투자자들이 돈을 더 많이 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 2012년 3월말 이후 28% 올랐지만 현재 배당률은 1.7%로 상장지수펀드(ETF)인 S&P500 SPDR ETF 트러스트의 1.9%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르챠 애널리스트는 "주주 이익환원규모를 2000억달러까지 늘리지 않으면 애플의 내년 순현금 보유액이 2012년의 2배인 18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경영진이 프로그램을 실시하던 2012년보다 현금 보유량이 늘어난 것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애플의 현금보유량은 1550억달러로 미국 정부가 보유한 현금의 3.3배에 달했다. 이중 88.4%에 이르는 현금은 모두 해외에 있다.
애플 순현금 보유 현황 [출처:크레디트스위스] |
포브스는 "애플이 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오려면 35%의 법인세를 부담해야 한다"며 "이를 고려할 경우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은 애플에게 오히려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애플이 주주 이익환원보다 소프트웨어 품질관리 및 신기술 투자 등 소비자경험(UX)를 높이기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 공동창업자 마크로 아멘트는 지난 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애플이 마케팅 우선주의에 집착한 결과 정작 중요한 소프트웨어(SW) 품질관리는 뒷전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아멘트는 "하드웨어는 급진적인 발전을 이룬 반면 같은 기간 소프트웨어 품질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짧은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제품을 선보이려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비자들은 안드로이드·윈도우 운영체제처럼 형편없는 UX에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애플은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UX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