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월 금융통화위원회
[뉴스핌=정연주 기자]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최저 수준인 현재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15일 한은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연 2.0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두 차례(8월·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으며 현재 기준금리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할 시급한 명분이 없다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담뱃값 인상 등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볼 시간이 필요하고,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효과도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급등하는 가계부채 규모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는데 부채만 증가하는 형국이라 '세월호 침몰사고'와 같은 뚜렷한 명분이 없는 상황에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유가 하락의 경우 이미 최경환 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 등 고위인사들이 앞장서서 '우리 경기에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고 진단한 상태다.
이 총재는 최근 신년사에서 "낮은 물가상승률이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등 공급 요인에 기인하는 상황에서 통화 정책을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미흡한 대내외 경기개선세에 따른 글로벌 금리 하향 안정화가 상당기간 지속될 여지가 있다. 이 가운데 저물가 우려가 심화된다면 한은 입장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으로 예상되는 1분기에 추가 인하를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골드만삭스는 4월 추가 인하로 전망을 수정했다.
오늘 오후 발표될 수정경제전망에서 한은이 물가성장률과 함께 경제성장률 전망치까지 큰 폭으로 끌어내린다면 인하 기대감은 더욱 확산될 수 있다. 이에 시장은 전망치의 하향 조정폭을 관전포인트로 보고 있다.
더불어 기준금리 만장일치 결정 여부와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 인하 시그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을 가진 위원들이 물론 있겠으나 이번 금통위에서는 일부러 표현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수정경제전망 이후 발표되는 실측치와 다소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어 이를 확인해야 하고, 곧 있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유로존의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달은 지켜보고 차후 인하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인하를 한다면 하루 빨리 단행되는 것이 좋은데, 2월은 설연휴 직전인데다 명절을 앞두고 자금 방출도 하기 때문에 인하는 어렵다"며 "3월은 돼야 인하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시 후 오전 11시 20분부터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시작된다. 이 총재는 간담회에서 이달 금리 동결의 배경, 만장일치 여부, 한은의 경기 판단 변화 등에 대해 설명한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