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너무 화려한(?) 이력 때문에 회장 후보 출마부터 업계 안팎의 이슈로 떠올랐던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64)이 20일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당선됐다.
금융투자업계 대표들이 업계 이익을 대변할 협회의 수장으로 대외적인 '파워'를 갖춘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
다른 두 후보들이 금융투자업계에만 몸담았던 인물인 반면, 그는 삼성맨으로 출발해 금융지주 2곳의 회장을 두루 거쳐 네트워크의 폭이 넒은 장점이 있다.
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탓에 일각에선 '금융권 색깔이 더 짙은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금융투자업계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인지도'와 '인적 네트워크' 측면에서 황 신임 회장이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레이스 초반에는 그의 출마에 대해 의아한 시선이 많았지만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당선 가능성에 대한 무게감이 실리는 분위기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A 자산운용사 대표는 "입법 등의 실질적인 측면에서 힘이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황 신임 회장은 서울고, 서울대를 거쳐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하면서 '삼성맨'으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다. 삼성에선 이건희 회장의 신임을 받아 이 회장의 대외행사에서 통역을 도맡다시피 했다.
삼성에서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삼성증권 사장 등을 거치면서 금융투자업계 이력을 갖췄다. 이후 삼성에서 나와 우리은행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바이오업체인 차바이오그룹의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금투협에서도 2013년 회장 선거에 출마하기 직전까지 공익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업무 스타일은 세세한 사항까지 직접 챙기는 꼼꼼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박학다식'이라는 수식어도 빠지지 않는다. '경쟁'을 좋아하고 '성과주의'를 우선시한다. 또 승부사 기질이 있어 예상치 못한 행보를 보이기도 한다. 이건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뒤로 하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 이번 금투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 역시 모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는 행보였다.
한편, 황 신임 회장은 다음 달 4일 제3대 금투협 회장으로 정식 취임해 3년 임기를 시작한다.
▲황영기 신임 회장 프로필
1952년 경상북도 영덕 출생
학력
1971년 서울고졸
1975년 서울대 상과대학 무역학과졸
1981년 영국 런던정경대 경영학과졸
주요 경력
1975~1980년 삼성물산 국제금융 근무
1981~1982년 파리바은행 차장
1990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국제금융팀장
1993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인사팀장 이사
1994년 삼성전자 자금팀장 이사
1997년 삼성생명보험 전략기획실장 전무이사
1997~2003년 한미은행 비상임이사
1998~2000년 금융발전심의회 국제금융분과 위원
1999년 삼성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부사장
2001년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2001~2004년 삼성증권(주) 대표이사 사장
2004~2007년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2007~2008년 법무법인 세종 고문
2008~2009년 KB금융지주 회장
2010~2012년 차병원그룹 총괄부회장
2013년 한국금융투자협회 공익이사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