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까지 13.2% 세액공제 받을 수 있는 적립식IRP 계좌 인기
[뉴스핌=우수연 기자] # 국내 굴지의 통신회사에 다니는 김모 대리(34)는 최근 퇴직연금 계좌에 300만원을 추가로 넣었다. 정부에서 추가 세액공제 구간을 늘려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때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에 추가로 납부한 300만원은 회사에서 지급해줬다. 회사 차원에서는 임금 상승의 효과도 누리고 김 대리는 기존보다 약 40만원 추가로 세액 공제도 받게됐다.
정부가 올해부터 세액공제 한도를 700만원(기존 400만원)까지 늘리면서 IRP계좌 개설 열풍이 불고있다. 세금 이슈와 맞물려 은행권에서도 IRP계좌 유치 프로모션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이다.
신우준 IBK기업은행 퇴직설계연구소 소장은 "최근 전 국민적으로 소득공제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노후소득 보장과 세액공제가 동시에 되는 적립식IRP 인기가 높다"며 "최근 영업점에서도 문의가 빗발치고있다"고 말했다.
◆ 퇴직연금에 700만원 예치, 세금 92만4000원 돌려받아
기존에는 퇴직연금계좌(연금저축+퇴직연금)을 통틀어 연간 400만원까지 공제를 받았으나, 올해부터 퇴직연금에 납입분에 대해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된다.
즉, 기존에는 퇴직연금에 연 700만원을 넣을 경우 한도 400만원 내에서 13.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액공제를 받아 총 52만8000원을 돌려받았으나, 올해부터는 700만원 전액 공제를 받고 총 92만4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 세액공제 한도 확대 적용방법 예시(연금계좌 전체(연금저축+퇴직연금) 400만원 이내 세액공제. 단, 퇴직연금 계좌에 한해 추가 300만원 세액공제)<자료=금융감독원> |
세금 이슈 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후를 스스로 설계한다는 의미에서 개인형 퇴직연금계좌는 주목받고 있다. 국민연금 수령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각자의 노후를 스스로 준비해야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또다른 시중은행의 퇴직연금부 차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해 당장 세수확보를 포기하면서도 적립식IRP에 대해 추가 공제를 내걸고 있다"며 " 국민들이 각자 노후를 준비하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 저금리 시대, 퇴직연금도 중위험·중수익 'DC형' 대세
예금금리 1%대 시대에 접어들면서 퇴직연금도 일정 수준의 중위험·중수익을 노리지 않으면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잡고있다.
일반적으로 임금상승률이 높고 장기근속이 가능한 대기업 근로자는 DB형을, 임금상승률이 낮거나 임금피크제에 진입한 근로자는 DC형을 가입하는 것이 유리했다. DB형의 경우 회사가 운용상품을 결정하고 퇴직 직정 3개월 평균 임금과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급여의 총액이 정해진다. DC형은 회사가 일정비율의 급여를 퇴직금으로 지급하고 이를 근로자가 직접 운용해 운용수익률이 퇴직급여 총액을 결정한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로 접어들면서 본인 퇴직금을 스스로 운용하고자 하는 DC형을 선택하는 가입자들이 크게 늘고있다. 전체 100조원 퇴직연금 시장에서 DB형의 비중은 지난 2012년 상반기 16.2%에 그쳤으나, 지난해말에는 21.7%까지 늘었다.
퇴직연금 시장 제도유형별 추이 <자료=한국신용평가> |
다만 DC형 퇴직연금 상품을 선택했다고해서 모든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험성향의 상품들로만 구성하는 것은 아니다. 작년말 기준 DC형 상품에서 주로 정기예금, 채권형 상품 등 원리금 보장형 적립금 비중은 79.5%에 달했다.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자산들만 상대적으로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송동섭 KB국민은행 퇴직연금사업부 부장도 "워낙 최근 금리가 낮아지며 임금상승률을 밑돌고 주식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보니 DC형 중에서도 확정금리형보다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 포트폴리오를 많이 전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