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인수 본계약 체결..벌크선 운임지수 급락 부담
[뉴스핌=강필성 기자] 하림그룹이 총 1조80억원으로 팬오션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하림이 지난 12일 팬오션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약 2개월간 진행됐던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향후 자금조달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면 하림의 곡물 유통사업 진출 시도는 성공리에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해운업황의 장기 악화로 인해 하림의 팬오션 인수를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운업황의 경기선행지수인 벌크선 운임지수(BDI지수)는 이달 초 559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초 1456포인트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61.6%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한 팬오션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지난해 중반 이후로 BDI가 꾸준히 상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새해 BDI지수 하락은 실적악화와도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팬오션은 지난해 3분기 누적 1576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하림이 꿈꾸는 곡물 유통사업이 시너지를 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림이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과 일본의 곡물 유통사업을 고려하고 있지만 당장 팬오션의 장기운송계약 비중을 높이는데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하림의 제한적인 물량 외에는 새로운 장기운송계약을 따내야하는데 해운업에 처음 진출하는 하림의 효과는 제한 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주력 계열사인 하림은 지난해 11억9700만원의 영업손실, 30억4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각각 적자전환했다. 하림은 인수대금을 하림홀딩스가 보유한 NS홈쇼핑 지분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지만 하림그룹 각 계열사에서 동원되는 자금이 자칫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위기를 겪은 기업들은 대부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거진 ‘승자의 저주’를 겪었다”며 “M&A는 기회 요인이 분명히 있지만 자칫 과도한 부담으로 인해 그룹 전반에 리스크를 질어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육가공업계의 선두주자인 하림이 곡물과 해양운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상장의 기반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림그룹 측은 “팬오션이 과거의 명성과 영광을 되찾고 우리나라 해운업의 부흥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회생계획을 마련하여 후속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