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원 요건 충족 없이 브릿지론 확보 안 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한 시름 놓았던 그리스 사태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안에 독일이 퇴짜를 놓은 것. 그리스가 제시한 연장안이 유로존 채권국의 지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독일 측의 주장이다.
[출처:AP/뉴시스] |
기존의 구제금융 시한을 불과 열흘 앞둔 가운데 그리스 정부가 더욱 벼랑 끝으로 몰리는 양상이다.
독일 정부 측은 그리스가 기존의 구제금융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은 채 브릿지론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긴축 안을 온전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이번에도 고집한 셈이다.
마틴 예거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안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며 “채권국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은 채 브릿지론을 얻어내는 데 목적을 둔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6개월 연장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그리스 정부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독일 정부는 20일 유로존 채권국들과 만나 연장안에 대해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혀 또 한 차례 막판 타결의 여지를 열어 뒀다.
또 유로존 정책자들이 그리스의 디폴트를 피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는 데 투자자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유로존 정책자들은 20일 공식 일정에 앞서 이날 오후 회동을 갖고 그리스 지원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국들은 그리스의 재정 운용안에 대해 보다 명확한 밑그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재정 정책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따른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S&P는 그리스의 디폴트로 인해 이른바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이에 따른 직접적인 리스크 전염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유로존 회원국의 탈퇴가 꼬리를 무는 형태의 파장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연이은 악재에도 유럽 증시가 완만하게 상승했고, 유로화 역시 약보합으로 밀리는 데 그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