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하락과 수요 증가에 마진 개선
[뉴스핌=정경환 기자] 지난 4분기 최악의 실적을 보인 국내 정유사들이 윤활유사업에서는 견조한 이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등 국내 정유 3사는 지난해 4분기 윤활유사업에서 총 184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이노베이션 714억원, GS칼텍스 482억원, S-Oil 652억원 등이다.
이는 같은 기간 3사가 전체 실적에서 차례대로 4630억원, 4523억원, 2132억원으로 총 1조12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된다.
윤활유사업에서의 이 같은 이익 추세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원가가 하락한 반면, 윤활유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면서 마진 폭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S-Oil 관계자는 "제품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이 급락하면서 제품 마진이 추가적으로 개선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고급 윤활기유 수요 증가에 힘입어 윤활유사업이 견조한 회복세를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 윤활유-윤활기유 스프레드 추이, 삼성증권. |
실제 지난해 들어 윤활유-윤활기유 스프레드(가격 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4년 연초 톤당 1000달러 수준이던 윤활유-윤활기유 스프레드는 지난 연말 1300달러를 넘어섰다.
윤활기유는 원유정제설비(CDU)에서 남은 잔사유를 감압증류, 수소 첨가로 분해해 만드는 것으로, 윤활유의 기초원료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윤활유가 휘발유나 경유 등 대비 유가 민감성이 떨어진다"면서 "유가 하락에 따른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 4분기 136원의 영업이익으로 정유 4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 또한 윤활유사업이 이익 시현에 일조를 했다는 평가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급락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높은 고도화 비율과 재고 최소화 그리고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윤활기유 본격 생산 등을 통해 소폭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이 같은 윤활유사업 호조세는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친환경, 고효율 니즈(Needs)에 따라 고급기유 수요 증대로 고급기유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Oil 관계자는 "윤활기유부문에서는 견조한 수요가 공급 증가를 상쇄할 것"이라며 "2014년 하반기 및 2015년 증설 영향으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및 유럽시장에서의 고품질 윤활제품에 대한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아시아 및 남미시장의 수요 성장이 마진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