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환매 및 프로그램 매도 등 기관 물량 부담
[뉴스핌=고종민 기자] 이번 주(3월 9~13일) 국내 증시는 12일 예정된 '쿼드러플 위칭데이(일명 네 마녀의 저주, 주가지수선물·주가지수옵션·개별주식선물·개별주식옵션 등 4개 만기일이 겹치는 날)'를 전후로 코스피 지수 레벨업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가 11일까지 프로그램 매도 압력으로 추세적 상승에 제한을 받지만, 12일 이후에는 상승탄력을 받을 환경으로 변화할 수 있는 상황.
다만 지난 6일 미국 고용지표 호조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긴축)을 높이면서 글로벌 자금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뉴스핌이 5개 증권사로부터 주간 코스피 예상밴드를 집계한 결과 하단과 상단이 각각 1984, 2028포인트였다.
증권가에선 ▲9일 유럽발 양적완화 및 유로존 재무장관 브리셀 회동(그리스 구제금융 등 논의) ▲11일 중국 2월 소매 판매 및 산업 생산 발표 ▲12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12일 쿼드러플 위칭데이 ▲중국 양회 종료(정협 ~11일, 전인대 ~15일) 등을 주간 증시 변동 주요 변수로 꼽았다.
특히 핵심 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실시와 쿼드러플 위칭데이다.
ECB는 오는 9일부터 월 600억유로의 자산매입을 실시할 전망이다. 매달 600억유로의 자금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다. 이 자금은 글로벌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도 이 유동성 중 일부가 유입되는 국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 지난주 주요 변수였던 중국 양회와 ECB 회의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종결됐다.
노아람 대우증권 연구원은 "2월 국적별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지난 6일 속보치)에 따르면 유럽계 자금은 이미 국내증시에서 3개월 만에 5142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유럽 국가 중에서는 지난 1월 고정환율제 폐지로 자국 화폐가치가 크게 상승했던 스위스가 5896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나타냈고, 그 외 독일(2000억원), 프랑스(1810억원), 네덜란드(1160억원 매도) 등의 매매 동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CB의 자산매입에 앞서 유럽계 유동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
다만 쿼드러플 위칭데이 이전까지는 제한적인 상승을 전망한다. 코스피가 2000포인트에 근접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재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ETF 등 기관 매물압력으로 강한 상승 추세를 나타내지 못했다. 여기에 선물 베이시스 마이너스 전환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물량도 상당하다.
선물 베이시스 축소가 쿼드러플 위칭데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일각에선 목요일까지 국내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압력을 예상한다.
아울러 쿼드러플 위칭데이 이후에는 외국인 유동성이 국내 수급부담을 압도할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쿼드러플 위칭데이 이후,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수급(매수)모멘텀의 기관 수급(매도) 압도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2012년 1분기와 유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당시 KOSPI는 1800선에서 2050선까지 단숨에 올라섰다"며 "외국인, 그 중에서도 유럽계 유동성을 바탕으로 KOSPI는 저항대를 넘어 박스권 상단까지 레벨업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KOSPI의 레벨업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기간조정을 통해 물량소화 과정이 예상되지만, 이후에는 좀 더 가볍고 탄력적인 상승 흐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월 FOMC(17~18일) 전까지는 증시의 하강 압력을 높이는 변수는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매수 및 보유(Buy&Hold) 전략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주도의 유동성 장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낙폭이 컸던 자동차 주식도 순환 상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 높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6월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고 있어,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위축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