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최근 2000선 위로 올라서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앞서 중소형주 및 코스닥장세가 아닌 코스피 대형주가 다시 장세 주도주로 재조명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유동성이 주목하는 반도체업종 등 대형 경기민감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주식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13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만에 9200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주식시장에서 지난 1월 순유출을 기록한 외국인자금은 지난달에는 순매수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올들어 이날까지 총 2조5000억원 수준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올들어 기관투자자는 2조1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금융투자가 2조6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을 연기금 등이 2조4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충격 완화에 기여했다. 나머지는 개인투자자들로, 약 1조7000억~1조8000억원 가량 누적 순매도 중이다.
3월 들어 외국인 순매수 주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시행으로 유럽계 자금이 들어올 것이란 기대감에 더해 간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인상을 경제지표와 연동해 점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유동성이 지배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 금리인상 예상시점의 지연으로 글로벌 유동성 장세 자극이 예상된다"며 "과도했던 달러화 강세의 시정 움직임과 위험자산 가격 반등은 글로벌 유동성을 비달러화 자산으로 회귀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바스켓으로 담고 있는 외국인, 연기금 지원 속 상승세 견인
최근 5일간 외국인은 기계, 의료정밀 등을 제외하고 전 업종에서 사자세를 보였다. 사실장 한국증시 전체에 대해 사자세를 보이는 셈이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한 때 주가 150만원 선을 회복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의 호조는 외국인 매수세의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통상 외국인자금은 국내시장을 살 때 '바스켓' 매수로 대형주를 끌어올린다. 이에 따라 대형주가 강세를 보인만큼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코스닥 고공행진이 주춤하는 '시소 장세'에 이어 대형주 주도장세가 전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
지난 2013년 7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가 14조원가량 몰린 시기에 코스피지수는 1855에서 2052포인트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12.7% 올랐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는 526포인트에서 525포인트로 소폭 내리는 경험을 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한편, 외국인수급, 특히 유럽계자금이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 업종전략은 '저(低)밸류에이션' 업종 대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평균 대비 낮은 업종 중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는 화학, 자동차, 건설, 에너지업종 주도의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자금 유입은 유럽계가 주도하고 있다고 보는게 맞고, 지난 2013년 하반기 외국인 사자세가 다시 연출될 수 있다"며 "과거의 유럽계자금은 단타성이었지만 이번 자금은 중기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상반기 반도체, 증권업종에 주목할 만하다"며 "지난해 외국인들이 많이 투자한 대만 반도체업체들은 현재 주가가 많이 올라 차익실현 압력이 있고 한국기업들은 실적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