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와 '돈독한 파트너십' 인지도 상승…中 공략도 '속도전'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가 세계 시장을 질주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 BMW와 돈독한 파트너십을 형성하면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위 '미는 사업'으로 꼽히면서 그룹 내 신수종 사업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소형 2차전지의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형 배터리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삼성SDI는 2020년 29조원 매출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7월 BMW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화대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BMW는 삼성SDI로부터 배터리 셀 공급을 수년간 수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차세대 소재 등 관련 기술의 장기적인 공동 개발에도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미 세계 최대 용량인 삼성SDI의 60Ah급 배터리를 탑재한 BMW i3가 출시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국내에 상륙한 고성능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BMW i8 역시 초도 주문량이 완판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BMW i8을 타겠다고 선주문했을 정도다.
삼성SDI는 미국의 크라이슬러, 인도의 마힌드라와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의 메이저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컨셉'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포드의 차세대 컨셉카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채용해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건설에 돌입한 상태다. 시안공장은 중국에서 글로벌 배터리기업 중 최초의 전기차용 배터리 셀 제품 전공정을 일괄 생산해 순수전기차 기준 연간 4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 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된다. 오는 2020년 매출 목표는 10억 달러 이상이다.
또한 중국 1위 생산업체인 안경환신그룹, 부동산 및 투자 전문업체인 시안고과그룹과 MOU를 체결하고 합자사인 '삼성환신(시안)동력전지 유한공사' 설립도 완료했다. 삼성환신은 올해부터 본격 양산을 통해 우선 중국에 위치한 글로벌 및 로컬자동차에 배터리를 납품한다. 하반기 설립 될 삼성SDI의 ESS(에너지저장장치)합자사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회사로 꼽히는 마그나(Magna International)의 전기차용 배터리팩 사업도 인수했다. 셀부터 모듈, 팩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의 일관 사업체제를 완성한 것이다. 기존 팩 수주 물량을 통한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의 팩 사업 확대가 가능해 졌다.
삼성SDI의 한 임원은 "전기차 배터리의 빠른 성장은 4년 연속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형 2차전지의 경쟁력이 바탕이 돼 있기 때문"이라며 "2차전지 분야에 경쟁사 대비 10년 이상 늦게 뛰어들었지만 2010년부터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향해 질주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옛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합병한 삼성SDI는 소재와 에너지 분야의 초일류 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에 매출 29조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같은 매출 목표가 앞당겨 질 수 있다는 내부의 자신감이 높다. 배터리 분야는 지난해 전사 총 매출액 5조4742억원 중 3조3233억원을 차지했다. 마그나 인수처럼 선제적인 재투자가 활발해 영업이익 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는 더디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점쳐진다.
한편, 신사업인 ESS 시장에서도 탄력이 붙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5일(현지시간) ABB 사와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용 ESS 솔루션 공동 개발 및 판매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마이크로그리드란 ′소규모 독립형 발전망′을 뜻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에 최적화된 ESS 솔루션을 개발하고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선그로우와의 ESS합자사 설립을 통해 이미 ESS 배터리 팩과 시스템의 현지생산에 나섰다. 시안에 건설중인 자동차전지 공장의 고성능 셀을 사용해 전기차 사업과의 시너지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북미에서는 ESS 배터리의 대규모 수주가 성사됐고, 유럽 등 세계적으로도 수주를 확대하는 추세다.
▲삼성SDI가 ESS(에너지저장장치)사업 확대를 위해 전력설비 및 자동화 기술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인 스위스 ABB와 협력한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조남성 삼성SDI 사장(사진 왼쪽)과 ABB의 울리히 스피에스호퍼(Ulrich Spiesshofer) 사장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용 ESS 솔루션 공동 개발 및 판매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사진제공=삼성SDI> |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