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균형 심화로 고평가…투자금 회수중
[뉴스핌=김성수 기자] 채권시장의 '구루'로 통하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회사채 시장의 자산가치 왜곡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 <출처=블룸버그> |
그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초저금리 정책이 이러한 상황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중앙은행들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채권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초래됐으며, 그 결과 자산가치에도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은행권이 기존에 보유한 채권의 매도를 꺼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또 단기 자금시장의 담보물로 동원할 채권도 품귀 현상을 보이는 등 채권시장이 곳곳에서 장애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QE) 시행 첫 달인 지난달 600억유로의 자산 매입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물량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ECB가 향후 매수할 국채의 물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관측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높은 자산에 베팅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군드라흐는 이처럼 채권의 자산가치 왜곡이 극심해질 경우 결국 조정 장세가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블라인이 그간 회사채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이러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회사채 시장은 투자자들의 수익률 사냥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 국채들이 대거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회사채로 대거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더블라인의 보니 바하 글로벌 신용부문 디렉터는 "채권시장의 위험대비 수익률이 이번처럼 낮은 것은 내 30년 경력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최근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몬산토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몬산토가 주가를 서둘러 부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지만 이는 회사 신용상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