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미국과 유로존의 국고채 10년물 금리차가 25년래 최대치로 치솟으면서 미국 달러화 강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엔저 기조도 심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만큼 향후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13일) 10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1.928%, 동일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은 0.148%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기준 미국과 독일의 국고채 금리 차이는 178bp에 달한다. 이는 지난 1989년 5월 17일(178bp)과 같은 수준이다.
미국-독일 국고채 10년물 금리차 추이 <출처=씨킹알파(www.seekingalpha.com)> |
허은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10년만기 기준 미국과 독일 국고채 금리차 확대가 잠잠해지고 있는 국면이지만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며 "올해 3월 기준으로 직전 최고치는 1989년 5월 11일에 기록한 210bp다"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 기조부터 미국은 긴축, 유로존은 완화정책으로 차별화되고 있다. 결국 미국과 유럽의 국채수익률 차이는 확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달러화 가치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선진국을 겨냥한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미국의 매력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인상기조에 접어드는 가운데 독일 등 유로존 금리는 올해내내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금리차는 1년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국채의 경우 7년물이 현재 마이너스 금리인데, 향후 10년물도 충분히 마이너스 수준에 접어들 수 있어 보인다"며 "달러 강세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미국 당국도 속도조절 수준에서 강달러를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중 달러대 유로화가 1대1 수준을 보이는 패리티(parity)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달러/원 환율의 상승동력이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의 가장 큰 변수인 엔화환율도 지난 12일 일본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란 기대가 강하다.
실제로 아베총리의 집권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아베노믹스 기대가 확대됐다. 이에 그간 횡보했던 달러/엔 환율도 120엔선 후반까지 반등했다.
박 연구원은 "일본 소비세 인상 이후 경기가 둔화된 측면이 있고, 지방선거 때문에 엔저 심화가 더뎠지만 이슈가 지나면 일본 정부에서 양적완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여 달러/원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추가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달러/원 환율 상승 기대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만 보더라도 13일 1조8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배당금 지급을 시작으로 16일 SKT, KB금융이 외국인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4월 중순에는 기아자동차의 배당금 지급일이 예정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내외금리차 이슈가 부각되면서 달러화가 강세 압력을 받고 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1100원선에서 완전히 안착할지 여부는 현재로서 지켜봐야 하지만 지난주부터 달러화 강세 압력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