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반토막으로 재정난 심화…외환보유고 급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유가 하락 장기화로 산유국들이 오일머니로 사들였던 자산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 내 유동성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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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앙골라와 같은 일부 산유국에서는 기록적인 속도로 자산 매각이 이뤄지고 있어 글로벌 시장 내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지난해 앙골라 외환보유고는 55억달러가 줄어 20년 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연간 감소폭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지난 2월 외환보유고가 202억달러 감소해 최소 15년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는 지난 2009년 초에도 유가 급락으로 한 달 만에 보유고에서 116억달러를 인출한 바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2월 외환보유고가 29억달러 줄어 2010년 데이터 집계 이후 최대 월간 감소폭을 기록했다. 또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알제리의 경우 1월 중 보유고가 116억달러 감소해 25년래 최대 월간 감소폭을 기록했는데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15개월 안에 자금이 모두 바닥날 것이란 전망이다.
BNP파리바는 산유국들이 올해 2000억달러가 넘는 자산 정리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빗 스페겔 BNP파리바 리서치부문 대표는 "(투자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유동성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통신은 원유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약세를 지속할 경우 유럽 국채는 물론 미국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 수요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자산매각 움직임으로 전반적인 자산 가격이나 유동성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시장 흐름을 뒤집기에 충분한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IMF는 유가가 배럴당 75달러 수준이 넘어야 산유국들의 재정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7% 오른 배럴당 58.59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