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이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의 물가목표치 이탈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을 일회성 충격으로 진단함에 따라 중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파운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금융위기 이후 두 차례(2008.4 ~ 2009.2, 2010.1~2012.4)에 걸쳐 장기간 물가목표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는 물가 목표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란은행은 일회성 충격요인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물가목표 이탈의 원인이 일회성 충격 요인에 의한 인플레이션이라면, 직접 대응하는 것은 파급시차 등을 고려할 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경제의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목표치로부터의 일시적인 이탈은 용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영란은행은 두 차례의 물가 목표 상회 현상이 ▲ 농축산품 및 에너지 등 국제상품 가격 급등 ▲ 파운드화 절하 ▲ 부가가치세 인상 등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지난 2014년 12월 이후의 물가목표 하회현상에 대해서는 에너지·식품 등이 비정상적으로 낮았던데다 파운드화 절상, 노동생산성 정체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영란은행은 인플레이션의 목표 복귀 시간을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 통화정책의 파급시차, 경기와의 상충관계 등을 감안해 약 2년 정도의 중기로 설정하고 있다. 더불어 목표기간인 2년 후의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 등을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란은행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기적 접근은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매분기 인플레이션 리포트를 발간, 정책금리 결정의 배경이 된 주요 변수의 향후 3년간 전망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또 총재와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들이 수시로 연설, 인터뷰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영란은행의 정책방향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아울러 소통강화 노력을 통해 시장의 기대가 영란은행의 정책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영란은행이 당장의 인플레이션이 아닌 향후 2~3년 후의 중기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중기적 관점의 인플레이션 전망과 이에 대한 시장의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