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이슈분석] '세계금융 뇌관' 그리스 디폴트 위기 원인과 전망

기사입력 : 2015년04월22일 11:44

최종수정 : 2015년04월22일 14:08

그렉시트 등 4가지 시나리오 가능…디폴트시에도 한국 충격은 '미미'

[뉴스핌=김성수 기자]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긴장 상태에 놓였다. 협상에서 합의안이 도출될 거란 기대가 나올 만하면 번번이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임박했다는 공포감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오는 24일에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 개혁안 평가 및 구제금융 협상이 진행된다. 이어 내달 11일에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7월 20일께 그리스가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채무상환에 실패하면서 디폴트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리스가 1·2차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후에도 수 년간 유로존 위기의 진앙지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스 디폴트를 둘러싼 쟁점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해부해봤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그리스 위기, 왜 재발했나

그리스는 지난 2010년부터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에서 2400억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1월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승리한 후, 지출 축소와 구조조정 등 까다로운 구제금융 조건에 반발해 양측 갈등이 격화된 상황이다.

그리스는 채권단 트로이카에 약속한 대로 긴축 프로그램을 이행해야만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 구제금은 목돈이 아니라 여러 차례로 나뉘어 지급되는데, 그리스 정부가 마련한 긴축안이 단계별로 의회를 통과해야만 트로이카가 구제금을 집행하는 형식이다.

만약 그리스에서 긴축 프로그램이 실시되지 않아 구제금 집행이 중단될 경우, 그리스는 내달 만기가 도래할 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맞게 된다.

◆ 그리스 vs 채권단, 대립 포인트는

국제 채권단은 그리스에 강력한 구조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채권단과 그리스가 첨예한 갈등을 빚는 부문은 노동시장과 연금 분야다. 채권단은 그리스에 연금 삭감과 대량해고 및 민영화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그리스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리스는 최근 채권단에 제출한 개혁안에서 탈세 척결·고가 사치품에 대한 세금 인상·건별 자산 매각 검토 등을 추가했다. 이 밖에도 연금생활자들에게 추가 혜택 제공·최저 임금의 점진적 인상·현 공무원 수 유지도 포함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임금을 중심으로 한 노동법과 연금제도 개혁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이려면 그리스 집권당 시리자(급진좌파연합)는 선거 당시의 공약 가운데 공무원 고용 확대와 민영화 중단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긴축 반대를 기치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집권한 시리자당 입장에선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 향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향후 그리스 사태의 진행 방향으로는 ▲최종 협상 타결 ▲협상 장기화 ▲디폴트에도 유로존 잔류 ▲디폴트로 유로존 탈퇴 4가지가 있다.

먼저 오는 5월 대규모 부채 만기 이전에 협상이 타결되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양측이 4월 유로그룹 회의에서 잠정 합의를 도출하고 6월 말 최종 협상 타결을 발표하는 경우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그리스와 글로벌 채권단 간 협상이 연장될 가능성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존 고위 관계자들은 이달 말까지 그리스 개혁안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오는 6월 말을 다음 시한(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채권단의 유동성 공급이 계속 유지돼 디폴트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 밖에 개혁안 승인이 이달 말까지 안 되면서 그리스가 5월에 유동성 부족으로 디폴트를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디폴트일 뿐 그리스와 채권단 간 협상은 지속돼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으면서 유로존을 탈퇴(그렉시트)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그리스는 새로운 화폐 체계를 도입하며, 유로존을 탈퇴해 구제금융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된다.

◆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된다면?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을 경우 우선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유동성지원'(ELA)이 중단된다. ELA는 시중 은행이 자금난을 겪을 우려가 있을 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각국 중앙은행이 ECB의 승인을 받아 공급하는 자금이다. 그리스 은행들은 급격한 예금 인출을 겪으면서 이 긴급 자금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리스 금융기관 파산과 기업들 폐쇄도 뒤따를 전망이다. 그리스 은행과 기업들은 신용등급 강등을 겪으면서 유동성이 경색돼 연쇄적으로 부도를 맞을 우려도 높다. 이 경우 그리스 정부는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단기 투기성 자본의 유출입을 규제하는 자본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디폴트에 따른 위험이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될 우려는 적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 유로존 위기 당시에는 다국적 보험기관과 은행권에서 그리스에 채권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그리스 채무의 80% 상당을 채권단 트로이카가 갖고 있다.

◆ 그리스 사태가 한국에 미칠 영향은

그리스 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을 경우 한국에서도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계 자금 중에서 유럽계 자금의 비중이 높은데, 이들이 빠져나갈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한국은 그리스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규모가 작아 충격이 제한될 전망이다. 삼성과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전자 및 IT 업계는 유럽시장에서 그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조선사의 경우 환헤지 등으로 환율 변동에 대비하고 있으며, 대부분 조선사는 기준환율을 미리 설정해 두고 거래하기 때문에 환율의 등락폭이 크지 않은 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밖에 한국의 경제체력이 양호한 편이라 충격의 강도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세계 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한국의 취약성이 줄어든 점을 반영해 한국 신용등급(Aa3) 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