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크마 표시 IOU 발행으로 유동성 경색 돌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디폴트 위기를 맞은 그리스가 옛 통화인 드라크마를 부활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유로화를 유지하는 동시에 드라크마를 이용,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로존 채권국 정책자들은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과 별개로 이른바 그렉시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드라크마[출처=신화/뉴시스] |
그리스 부채위기의 해법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각) 유로화와 드라크마를 공존시키는 방안이 새로운 방안으로 제시됐다.
그리스가 이번 주말 채권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내지 못할 경우 내달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금을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달 말이면 그리스의 현금 자산이 고갈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와 정책자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은행권에 긴급 유동성 지원을 더 이상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그리스 은행권의 소위 뱅크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리스 정부가 대규모 예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예금자 통제에 나설 여지가 높지만 유동성 위기를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최악의 상황에 그리스 정부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로 차용증서(IOU)가 부상했다. 유로화를 공식 통화로 유지하는 한편 드라크마로 IOU를 발행하고, 이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들이는 데 IOU를 화폐와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현금 고갈을 눈앞에 둔 그리스 정부는 마른 수건 짜는 식의 유동성 확보에 팔을 걷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공기업과 공공 연금에 현금 자산을 중앙은행에 예치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히려 그리스의 유동성 위기를 더욱 크게 드러내는 한편 디폴트 리스크를 부각시킬 뿐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레포 거래를 통해 사회보장기금의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국내 채권자들과 채무 협상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