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분기 경제 성장률 부진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회의 결과 발표가 맞물린 가운데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연준의 회의 결과 발표 후 상승 반전을 시도했던 증시는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채 내림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2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74.61포인트(0.41%) 하락한 1만8035.53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는 7.91포인트(0.37%) 떨어진 2106.8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1.78포인트(0.63%) 내린 5023.64에 마감했다.
장 초반 주가는 실망스러운 1분기 성장률에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한 때 150포인트 급락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분기 미국 경제는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 겨울철 혹한과 달러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발생한 결과다.
특히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소비자 지출이 지난 1분기 1.9%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해 4분기 4.4% 증가한 데서 크게 뒷걸음질 친 것이다.
기업 투자 역시 저조했다. 소프트웨어와 연구개발, 기계 장비를 포괄하는 임시고정투자 역시 3.4%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4.7% 증가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룬 것이다.
국제 유가 폭락에 타격을 입은 에너지 업계가 투자를 대폭 줄인 데 따라 기업 건설물 투자가 23.1% 급감했고, 특히 광산 섹터의 투자가 48.7% 위축됐다.
달러화 강세로 인해 수출도 후퇴했다. 지난해 4분기 4.5% 늘어났던 수출은 올해 1분기 7.2% 감소했고, 수입 증가율도 지난해 4분기 7.3%에서 1분기 1.8%로 위축됐다.
UBS의 스티븐 프리먼 최고투자책임자는 “1분기 성장률에 주식시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2분기 성장률 회복 여부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PL 파이낸셜의 존 카날리 전략가는 “연준이 1분기 성장률과 관련,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장중 주가 낙폭이 크게 축소됐다”며 “연준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경제 지표에 고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준의 회의 결과는 시장의 예측과 일치했다. 정책자들은 연방기금 금리를 0~0.25%로 동결했다. 또 향후 금리인상 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힌트를 철저히 배제한 채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회복되는 시기에 긴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원칙만 되풀이했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로버트 쿤젤 이코노미스트는 “첫 금리인상이 빨라야 9월에 이뤄질 것”이라며 “이번 성명서는 비둘기파에 가까웠다”고 판단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앨런 리샤펜 미국 부사장은 “정책자들이 경제 지표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입장으로는 금리인상을 쉽사리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며 “투자자들 역시 커다란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이 15% 랠리, 약세장 속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주요 외신을 통해 인수 제안을 내기 위해 투자은행가를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자’의 불을 당겼다.
트위터는 전날 분기 실적이 사전 유출되면서 장 초반 20% 이상 폭락했으나 낙폭을 약 9%로 좁히며 거래를 마쳤다.
US스틸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주당 7센트의 손실을 냈다는 발표에 11% 이상 급락했고, 타임워너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0.5% 완만하게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