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높은 국가부채로 위기 대응여력 떨어져
[뉴스핌=배효진 기자] 주요 선진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고 있지만, 다시 올 경제침체에 대응할 여력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높이는 정책 정상화 대응은 위험하다는 경고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미 주요선진국들이 초저금리와 높은 국가부채를 용인하고 있어 다음 경기를 부양할 실탄이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정책 정상화로 살아나던 경제를 다시 짖누르면 안 된다는 얘기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 최신호(13일자)는 주요 선진 22개국의 재정적자와 기준금리, 국가부채를 종합한 통화 및 재정 여력 순위(The wriggle-room ranking)를 소개하면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원들의 주장에서 한걸음 더 나간 것이다.
앞서 2일 IMF의 연구원들은 부채를 줄여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의 이분법을 넘어 부채가 많더라도 이를 감내하고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면서, "조달시장 접근이 제한되지 않는 나라는 국가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서 우선 재정 지출을 늘려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부채 금리 정상화보다 경제 살리기 우선"
당분간 높은 부채를 감내하면서 살고, 적자는 경제 성장을 통해 유기적으로 줄어나갈 수 있도록 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관점에 기대어 최근 논의되는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현실 경제 여건을 보면 역시 위험한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참고로 당시 IMF 조사 결과 통화 및 재정정책의 대응 여력 면에선 한국이 노르웨이 다음으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개 나라 중에서 가장 취약한 곳은 일본으로, 일본은 위기국인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보다 정책 대응 여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과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최근 주요 선진국 경제는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신규 고용자수가 28만명으로 늘어났다. 근로자 임금과 자동차 판매량 역시 오름세다. 영국은 실업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일본도 완화적 통화정책의 효과로 1분기 경제성장률이 3.9%에 이르는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다.
다만 경제침체에 취약한 부분의 리스크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 경기 회복, 취약 분야 위험 강화 수반
유럽은 부채가 여전히 과도한 수준에 있으며 경제의 수출 의존도도 높다.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등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신흥국은 성장세가 둔화된 데 이어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선진국들의 국가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에서 50% 가까이 늘었다. 게다가 주요국들은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역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영국은 사상 최저인 0.5%를 6년째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역시 0% 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이론상으로는 기준금리를 올리고 부채를 줄이는 등 정책의 정상화를 통해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는 것이 해답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해법이라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이다.
섣부른 금리인상은 회복세로 돌아선 경제를 후퇴시킬 수 있다. 물가상승률과 근로자 임금인상률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있는 까닭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011년 섣부르게 금리를 올린 뒤 역풍을 맞아 다시 금리를 떨어뜨린 데 이어 양적완화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게 형성되는 것이 섣부른 금리인상보다 덜 위험하다"면서, "임금인상률이 확실해지고 물가가 목표치에 도달하기 전까지 금리를 올리는 데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경제의 탄탄한 회복세에 월가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매파는 6%를 밑도는 실업률과 뜨거운 고용시장을 고려하면, 금리인상의 적기가 다가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완전 고용과 건강한 상태의 물가상승률이 금융 불안과 디플레이션을 버티는 데 유리하다"며 "향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정부가 긴축이 아닌 투자에 나서고, 비정규직의 고용을 유연하게 해 실업률을 낮추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금융위기 여파를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하길 노력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경제 회복세가 힘을 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이미 주요선진국들이 초저금리와 높은 국가부채를 용인하고 있어 다음 경기를 부양할 실탄이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정책 정상화로 살아나던 경제를 다시 짖누르면 안 된다는 얘기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 최신호(13일자)는 주요 선진 22개국의 재정적자와 기준금리, 국가부채를 종합한 통화 및 재정 여력 순위(The wriggle-room ranking)를 소개하면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원들의 주장에서 한걸음 더 나간 것이다.
앞서 2일 IMF의 연구원들은 부채를 줄여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의 이분법을 넘어 부채가 많더라도 이를 감내하고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면서, "조달시장 접근이 제한되지 않는 나라는 국가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서 우선 재정 지출을 늘려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부채 금리 정상화보다 경제 살리기 우선"
당분간 높은 부채를 감내하면서 살고, 적자는 경제 성장을 통해 유기적으로 줄어나갈 수 있도록 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관점에 기대어 최근 논의되는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현실 경제 여건을 보면 역시 위험한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참고로 당시 IMF 조사 결과 통화 및 재정정책의 대응 여력 면에선 한국이 노르웨이 다음으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개 나라 중에서 가장 취약한 곳은 일본으로, 일본은 위기국인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보다 정책 대응 여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주요 선진국의 통화 및 재정 여력 순위 <출처=이코노미스트>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과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최근 주요 선진국 경제는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신규 고용자수가 28만명으로 늘어났다. 근로자 임금과 자동차 판매량 역시 오름세다. 영국은 실업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일본도 완화적 통화정책의 효과로 1분기 경제성장률이 3.9%에 이르는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다.
다만 경제침체에 취약한 부분의 리스크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 경기 회복, 취약 분야 위험 강화 수반
유럽은 부채가 여전히 과도한 수준에 있으며 경제의 수출 의존도도 높다.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등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신흥국은 성장세가 둔화된 데 이어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선진국들의 국가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에서 50% 가까이 늘었다. 게다가 주요국들은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역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영국은 사상 최저인 0.5%를 6년째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역시 0% 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이론상으로는 기준금리를 올리고 부채를 줄이는 등 정책의 정상화를 통해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는 것이 해답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해법이라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이다.
섣부른 금리인상은 회복세로 돌아선 경제를 후퇴시킬 수 있다. 물가상승률과 근로자 임금인상률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있는 까닭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011년 섣부르게 금리를 올린 뒤 역풍을 맞아 다시 금리를 떨어뜨린 데 이어 양적완화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게 형성되는 것이 섣부른 금리인상보다 덜 위험하다"면서, "임금인상률이 확실해지고 물가가 목표치에 도달하기 전까지 금리를 올리는 데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경제의 탄탄한 회복세에 월가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매파는 6%를 밑도는 실업률과 뜨거운 고용시장을 고려하면, 금리인상의 적기가 다가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완전 고용과 건강한 상태의 물가상승률이 금융 불안과 디플레이션을 버티는 데 유리하다"며 "향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정부가 긴축이 아닌 투자에 나서고, 비정규직의 고용을 유연하게 해 실업률을 낮추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금융위기 여파를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하길 노력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경제 회복세가 힘을 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