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비용 증가 등 경기 부작용 우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인도네시아가 자국 루피아화 방어를 위해 국내거래에서 외화사용 금지 조치를 취해 파장이 예상된다.
루피아/달러 환율 지난 5년 추이 (루피아 가치와 반대) <출처=블룸버그> |
인도네시아는 1일부터 국내 거래에서 달러 등 외국 화폐의 사용을 금지하고 국내의 모든 물건과 서비스 가격을 루피아로만 표기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이번 조치가 달러 등 외국 화폐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은행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외국 통화로 이뤄지는 거래액은 한 해 730억달러(약 81조687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신뢰도가 추락한 루피아화는 올 들어 달러 대비 7% 가까이 떨어지며 아시아 통화 중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외화 거래 금지 조치는 루피아화 평가절하 추세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조치 광산, 석유, 가스, 제조업, 부동산 등 루피아화 평가손 헷지를 위해 달러화로 거래해 오던 업체들은 영업비용 증가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인도네시아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코 위도도 정부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의 올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년 대비 4.7%로 6년여래 최저치를 기록한 상태다.
한편, 현지 기업들은 이번 정부의 외환 사용금지 조치를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외화거래 금지와 관련한 명확한 가이던스가 있어야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