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엠텍 화성 성창기업 등 잇따라
[뉴스핌=김양섭 기자]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기를 들면서 '주주 행동주의'가 최근 증권가 이슈로 부상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미 투자자들의 '행동주의' 움직임이 빈번해지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란 주식을 사들여 특정기업의 주주로 이름을 올린 뒤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주식 및 기업가치를 높이는 투자방식을 구사하는 투자자를 지칭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스피커 제조업체인 이엠텍의 소액주주들과 회사측 경영진은 오는 9일 미팅을 갖기로 했다. 최근 소액주주 A씨가 회사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소액주주들 결집에 나선 데 따른 회사측 대응이다.
A씨는 이미 지난 주 회사측에 대표이사 해임 등의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A씨는 배당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주문한 뒤 이같은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대이표사 해임 안건 등으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엠텍 IR 담당 임원은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을 수도 있다"면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이사 등 이엠텍 경영진의 지분이 14%에 불과해 주주들과의 미팅 결과에 따라 향후 지분 경쟁이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 가량을 보유한 기관투자자인 KTB자산운용측의 입장도 향후 지분경쟁 구도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가스관 밸브업체인 화성은 소액주주들이 뜻을 모아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다. 소액주주 연대가 제안한 감사가 신규 선임되면서 배당 실시 등의 요구가 관철될 지 주목된다. 화성은 지난 달 29일 경북 경산시 화성 제3공장 회의실에서 진행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인 김경현씨 외 9명이 제안한 신임 상근감사 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마루사업을 하는 성창기업의 지주사인 성창기업지주도 올해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으로 감사가 선임된 업체다. 성창기업지주 소액주주들은 최근 성창기업지주가 김해와 부산시의 토지 등에 대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주식을 모아 행동에 나서는 반면 큰손 개인투자자를 의미하는 '슈퍼개미'들은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이오업체 크리스탈은 최근 개인투자자 양대식 씨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이 회사 역시 최대주주 지분이 적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양씨가 보유한 크리스탈 지분은 7.61%로 최대주주 보유분(8.61%)과 차이가 크지 않아 2대 주주 한미약품(8.51%) 등의 행보에 따라 경영권까지도 압박할 수 있는 구조다. 양 씨는 지난 2012년 말부터 크리스탈 지분을 꾸준히 사들였다.
또 다른 슈퍼개미인 손명완 세광 대표는 최근 멜파스, 루미마이크로, 파인디앤씨, 성호전자 등 코스닥 상장사 4곳의 지분을 5% 넘게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그는 앞서 동원금속과 영화금속 등에 대해 경영 참여를 선언한 슈퍼개미다. 동원금속 주주총회에서는 △자사주 매입 △신주인수권 취득 후 소각 △자산재평가 등을 제안해 주총 안건에 포함시키는 데 성공하는 등 행동주의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선풍기 제조업체인 신일산업도 지난해부터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업체다. 경영진에 반기를 든 개인투자자인 황귀남씨측은 본인이 대표로 있는 마일즈스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난달 30일 회계장부열람등사 가처분신청을 다시 제기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