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0.95 합병비율 비현실적…무책임한 의견 제시"
[뉴스핌=김연순 기자] 삼성물산이 지난 3일 공개된 국제 의결권 자문업체 ISS(Institutional Shareholders Services)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 관련 보고서 내용의 신뢰성에 우려를 제기하며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은 ISS가 권고한 1대 0.95 합병비율은 비현실적이고, 객관적이고 합리적 설명없이 합병에 반대하라는 무책임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ISS는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물산 주주들은 오는 1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의사를 낼 것을 권고한다"며 "이번 합병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ISS는 또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잠재적 합병 시너지가 있겠으나 이 시너지 효과가 삼성물산 주식에 대한 저평가를 보완해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5일 ISS 보고서에 대한 삼성물산의 입장 보도자료를 통해 보고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삼성물산은 우선 "ISS는 합병이 성사되지 않으면 22.6%의 주가하락을 예상하면서도 객관적이고 합리적 설명없이 미래 불특정 시점에 삼성물산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니 합병에 반대하라는 무책임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합병비율은 대한민국 법에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한번도 실현된적 없는 11만원을 삼성물산 목표 주가로 제시하면서 이를 근거로 '1대 0.95'라는 비현실적인 합병 비율을 권고했다"고 반박했다. ISS가 합병비율은 대한민국 법 규정에 의거 주가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면서도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불공정하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설사 순자산가치를 바탕으로 합병비율을 산출하더라도 1대 0.95라는 합병비율은 비현실적"이라며 "ISS는 상장 계열사 보유 지분의 디스카운트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고, 삼성물산 건설 및 상사부분의 기업가치를 오버 벨류에이션 하는 등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제일모직 상장 이후 합병이사회 전일까지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출해봐도 1대 0.35~1대0.44의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삼성물산측 설명이다.
동시에 삼성물산은 "합병발표 이후 주가가 15% 가까이 상승한 것을 두고 ISS 스스로 시장이 합병과 시너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바이오 사업 가치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합병 후 삼성물산은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로서 가질 수 있는 프리미엄을 ISS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회사측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바이오 사업의 가치에 대해 시장이 7조5000억원으로 평가하는 반면 ISS는 불과 1조5000억원의 가치만을 부여하고 있다"며 "더불어 제일모직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반영하지 않았고, 삼성물산의 경우 엘리엇조차도 반영한 24.2%의 법인세율을 보유 지분 가치 산정에 반영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부분도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은 "ISS는 합병 이후 삼성물산이 제시한 일반적인 국내 기업 수준을 뛰어넘는 주주친화정책과 거버넌스위원회와 같은 지배구조 개선 정책 등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은 기업과 주주 모두에게 이로운 합병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ISS의 의견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주주 여러분의 합병에 대한 지지를 모아 합병이 원할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