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올해 상반기 은행을 통해 중국 증시로 유입된 자금이 1조 6000억 위안(약 3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은행권의 자금 리스크 관리 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노무라증권의 보고서를 인용, 상반기 증시 폭등락 속에서 은행이 자금 유출입의 주요 통로로 활용됐다고 보도했다.
6월 말 기준 올해 상반기 엄브렐라신탁·WMP상품 등으로 은행을 거쳐 증시로 흘러간 자금은 1조 3000억 위안 규모다. 또한 은행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자금이 약 300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가파른 상승장의 원동력이었던 유동성 규모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무라증권의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중국 자본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A주 거품 형성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신탁상품은 증권사의 신용거래와 달리 레버리지 비율을 큰 폭으로 높여 문제가 됐다. 증권사 신용거래의 원금과 차입비율은 통상 1:1이지만, 신탁상품은 2:1,3:1에 달했다. 문제는 은행 자산관리 상품의 주축이 이런 신탁상품이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탁상품의 주식투자 규모는 7777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가 늘어났다.
은행이 주식시장 거품을 유발한 대규모 자금 유입의 주 통로였지만, 증시 폭락 후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완충 역할을 해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증시안정화 대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은행이 직접 주식을 매수하거나 대주주의 지분 확대를 위해 대출금을 제공했다. 또한, 증금공사가 은행 간 시장에 발행한 단기채권도 대량 매수해줬다. 현재까지 은행이 사들인 증금공사의 채권은 금리 4.5%의 3개월물로 규모는 800억 위안에 달한다.
한편, 은행권을 통한 증시 유입 자금 규모가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수준이지만, 은행의 자금 리스크 관리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노무라증권의 장리(江利) 중화권 은행연구 주임은 "증시 조정의 도화선은 레버리지 비율 축소, 이는 다시 엄브렐러 신탁 위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큰 폭의 증시 조정이 은행권의 자금 관리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루원제(陸文杰) UBS증권 애널리스트도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은행권의 시스템적 리스크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면서 "은행권의 자금은 180조 위안에 달한다. 은행을 통해 증시로 들어간 자금이 은행 시스템 전체에 위협을 줄 만큼 큰 규모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무라증권은 은행이 앞으로 부실대출 증가, 수익성 악화 , 금융개혁 부담의 '삼중고'에 처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1분기 은행의 특별관리 대출(SML)과 부실대출(NPL)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오른 4.9%에 달했다.
은행의 예대마진도 갈수록 크게 줄고 있다. 2014년 11월 이후 여러 차례의 금리 인하로 중국 은행권의 예대마진은 점점 줄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2014년 말 중국 은행의 평균 예대마진율은 2.6% 였지만, 앞으로 3~4년 매년 0.1%포인트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금융개혁 가속화도 단기적으로는 은행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노무라증권은 은행이 앞으로 자산 활용 효율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여야만 금리자유화 등 금융제도 개선과 예대마진 축소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